모든 첫날은 서툴고 아프다

첫 수유, 첫 외출, 첫 밤샘…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

by 야밍순

처음 수유하던 날,

젖몸살에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랐어요.

팔 하나 제대로 들 힘도 없는데,

작고 연약한 아기는 울음을 터뜨리며 젖을 찾았고

나는 아기의 입이 제대로 물고 있는 건지, 너무 세게 무는 건 아닌지

끝도 없는 걱정과 통증 사이에서 울다가 웃다가 또 울었어요.


“다 처음이니까 당연히 서툴 수 있어요.”

조리원 간호사의 말이 나를 다독였지만,

그 말조차 위로가 되지 않을 만큼 내 마음은 무너져 있었습니다.


첫 수유의 밤, 나는 울음을 삼켰다


수유 시간은 왜 그렇게 짧게 돌아오는 걸까요.

1시간 반마다 깨서 수유를 하고, 트림을 시키고, 다시 재우고,

잠깐 눈을 붙이면 또다시 울음소리로 잠이 깨는 반복.


아기 옆에 누워 한없이 작아진 나를 보면서

나는 그 밤, 한참을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


출산 후 몇 주가 지나도록

“오늘은 좀 쉬었다”라는 말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저 ‘견딘 하루’였을 뿐이죠.


누구에게도 투정 부릴 수 없고,

아기 앞에서만큼은 언제나 부드럽고 따뜻해야 한다는

그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나를 더 지치게 했습니다.


처음 외출했던 날, 거리에 쏟아지던 시선들


퇴원 후 처음으로 아기와 외출한 날을 아직도 기억해요.

기저귀 가방, 보온 보냉병, 여벌 옷, 수유용품까지 바리바리 챙겼지만

막상 밖으로 나서는 순간

“나,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불안감이 한꺼번에 몰려왔어요.


버스 안에서 우는 아이를 안고 식은땀을 흘리던 순간,

유모차를 계단 위로 들어올릴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그 순간.

낯선 시선과 날선 말들이

내게 “너, 엄마 맞아?”라고 묻는 것 같아

목 끝까지 올라온 눈물을 꾹 눌렀습니다.


밤샘이 일상이 된 날, 나는 엄마가 되었다


처음 밤을 새운 날은 아직도 선명해요.

아기는 열이 났고,

나는 그 조그만 이마를 밤새 닦으며

체온계를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는지 몰라요.


그 밤,

나는 처음으로

‘내 몸보다 이 아이가 더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순간이었어요.

“나는 이제 진짜 엄마가 되었구나.”

몸은 녹초였지만 마음 한켠엔 묘한 울림이 있었죠.


처음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무겁다


‘첫’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첫 수유, 첫 외출, 첫 밤샘…

모두가 내게는 감당해야 할 두려움이자, 성장의 통로였어요.


누구도 매뉴얼을 알려주지 않았고,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았지만

그 모든 ‘처음’이 지나가면서

나는 조금씩, 엄마로서 단단해졌습니다.


마치며


모든 첫날은 서툴고 아픕니다.

그건 육아만이 아니라, 사랑도, 삶도 마찬가지겠죠.


하지만 그 아픔을 견뎌낸 순간,

그 서툼을 지나온 날들이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이름, ‘엄마’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처음이라서 흔들리는 분들께 꼭 말해주고 싶어요.

“괜찮아요, 다 그런 거예요. 당신은 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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