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이 언어가 되고, 눈물이 나를 키웠다

아이의 울음에 반응하며 엄마로 성장해 가는 감정의 기록

by 야밍순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나는 멈춰 있던 마음도 함께 흔들렸습니다.


처음엔 그 울음이 두려웠어요.

배가 고픈 건지, 기저귀가 불편한 건지,

아픈 건 아닌지, 그저 심심한 건지…


말이 안 되니까

나는 온갖 가능성을 떠올리며

아이의 울음에 끝없이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울음은 나를 시험하는 듯했고,

때로는 나를 무력하게 만들었어요.


아이는 울었고, 나는 무너졌다


밤 3시가 넘은 시각.

모든 불이 꺼진 집 안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날이 있었어요.


달래도 달래도 울음을 멈추지 않는 아이를 안고

나는 소파에 주저앉아 울어버렸어요.


왜 우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린 기분이었어요.


그날 밤,

내가 아이보다 더 서럽게 울었는지도 몰라요.


울음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배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울음이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말’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이는 울음으로 이야기하고 있었고,

나는 조금씩 그 언어를 알아듣기 시작했어요.


배고플 때의 울음,

졸릴 때의 울음,

불편할 때, 무서울 때, 따뜻한 품이 필요할 때의 울음.


처음에는 다 똑같이 들리던 소리가

어느 순간부터는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건 아이가 성장해서가 아니라

내가 아이에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어요.


내 눈물은 나를 키웠다


아이의 울음만큼이나

나는 나의 눈물에서도 많은 걸 배웠어요.


어떤 날은 무력해서,

어떤 날은 미안해서,

어떤 날은 너무 지쳐서 울었지만…


그 눈물 속에는 ‘포기’가 아니라

‘버텨냄’이 있었고,

‘한계’가 아니라

‘사랑’이 있었어요.


나를 가장 많이 울게 했던 시간들이

결국 나를 가장 크게 성장시켰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키워가고 있다


아이는 아직도 울어요.

울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울음으로 하루를 끝내요.


하지만 그 울음이 이제는

나를 무섭게 하거나, 지치게 하지 않아요.


나는 압니다.

그 울음이야말로

아이가 나에게 보내는 가장 솔직한 신호라는 걸요.


그리고 그 울음에

진심으로 반응하는 내가 있다는 걸요.


마치며


엄마가 된다는 건

울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눈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어요.


그 울음과 눈물 속에서

나는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더 다정해졌습니다.


이제는 말할 수 있어요.


울음은 언어였고,

눈물은 나를 키운 사랑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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