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 1일차
1/20~1/25, Tokyo, Japan
도혁이 석준이랑 함께 셋이서 통장에 있는 돈 다 털어서 일본에 다녀왔다. 네 번 정도 만나서 숙소 정하고, 일정 조율하고 그러면서 또 놀고, 준비하는 과정부터 재미있었다. 친구들끼리 가보는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더 들떴다. 들뜬 만큼 준비를 안 했긴 하지만..
전날 밤에 좀 늦게 자서 2시간밖에 못 자고 새벽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인천공항에서부터 문제였다. 첫 번쨰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하마터면 비행기를 못 탈 뻔했다. 줄이 지금까지 본 인천공항 줄 중 제일 길었다. 설상가상으로 당일날 공항에서 수령하기로 했던 에그도 만 19세가 안 돼서 받을 수가 없었다. 정말 다행히 즉시 수령 가능한 유심칩을 구해 정말 간발의 차로 출국수속을 했다.
나리타 공항에 내려서 입국 소속을 마치니까 거대한 미쿠!! 가 나를 반겼다. 미쿠는 인싸픽 캐릭터이다.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기 전에 스타벅스에 잠깐 들렀는데, 일본에는 스몰 사이즈도 있었다. 스몰 사이즈 라떼를 시켜 먹었는데 참 맛있었다. 근데 캐리어를 통으로 두고 와서 석준이가 알려줘서 다행히 잘 들고 올 수 있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시부야역으로 가는데, 주변의 일본 시골 풍경이 참 인상깊었다. 영상으로 담은 게 더욱 예쁘다. 건물들이 참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보면 하나 하나 각각의 개성이 묻어나는 것에서 일본의 와 사상이 떠올랐다. 타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흐름과 규격에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은은하게 묻어내는 게 아름다우면서도 계속 그것만 보고 있으닌까 뭔가 꽉 막혀 보이는 느낌도 들고. 오사카에서 봤던 풍경과 별반 차이가 나진 않았다. 모든 게 그대로였으면 하는 사람들의 생활.
시부야역은 정말 붐비더라. 유동인구가 어마무시했다. 지하철을 타고 숙소에 가서 체크인을 했는데, 프론트 데스크와 영어 소통이 진짜 안된다. 여차여차 체크인을 하고 숙소를 보니까 화장실 하나가 딸린 작은 방에 이층침대 하나가 놓인 게 끝이었다. 그치만 역과 위치도 좋고 값도 저렴해서 만족스러웠다.
짐을 두고 도쿄 스카이타워에서 야경을 봤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오랜 시간 서서 야경을 보러 올라갔는데 창문도 너무 작아서 사진으로 담기에도 아쉬웠고, 무엇보다 너무 혼잡스러웠다. 그치만 도쿄 대부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건 마음에 들었다. 내가 갔을 땐 나히아 테마로 꾸며져 있었는데, 이 애니를 안봐서 잘 모르겠다.. 도쿄의 야경은 한국과 다르다. 지진 때문인지 건물들이 그닥 높지 않다. 그치만 그 안에서도 조금씩 자신만의 빛을 내며 조화롭게 도쿄의 한 공간을 구성하고 있었다. 심심하면서도 그 사이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야경이었다. 한잔 하시고 온 것 같은 서양인분들이랑 두 번이나 마주쳐서 영어로 대화했는데, 엄청나게 빠른 오스트레일리아 억양으로 인해 대부분을 알아듣지 못했다. 머릿속으로 문장은 생성되는데 입으로 뱉어지지를 않았다. 무엇보다 너무 피곤해서 재미있는 대화를 조금밖에 못 나눴다. 국적이 다들 다른데 어떻게 만났냐 물어보니까,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Vinyl Club 에서 만나 같이 여행을 떠나게 됐다고 한다. 외국의 바 같은 곳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사귈 수 있겠구나.
구경을 마치고 근처 탄탄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가라아게를 하나 사서 편의점 음식과 함께 숙소에서 먹고 잤다. 첫날에는 새로운 환경이라 잠을 잘 못 잤다. 첫날에는 잠도 거의 못 자고 대부분의 시간을 대중교통에서 보내서 체력적으로 한계에 몰려 있었다. 도쿄가 그만큼 넓은 도시임을 몸소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