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순간들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라 하면
대신 해결해 주고, 끌어주고,
무언가를 해줘야 하는 의미로 받아들일 때가 많습니다.
마치 도움에는 '행동'이 꼭 따라야 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어쩌면 정말 필요한 건,
'곁에 있어주는 누군가'일지도 모릅니다.
100가지 해결책보다,
내 옆에서 말없이 손을 잡아주는 한 사람이
더 큰 위로가 될 때가 있습니다.
그저 내 옆에 있는 것
어깨를 툭 두드려주는 것
아무 말 없이 손을 꼭 잡아주는 것
그 조용한 존재감만으로도
마음이 풀리고, 담아두었던 눈물이 터지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다시 피어오르기도 합니다.
거창한 도움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가장 따듯한 도움은
바로 그 자리에 함께 있어주는 것이니까요.
<작가의 서랍>
힘이 들 때 지쳤을 때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가장 든든한 사람, 바로 저의 신랑입니다.
해결책이 필요하지 않아요.
조언을 구하지 않아요.
너무 힘이 들고 지치고 아플 때,
신랑에게 "충전"을 외칩니다.
어느 상황에서도 저의 소리가 나면
바로 와서 꼭~ 안아줍니다.
안아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손을 잡아줍니다.
다른 것은 없어요.
그저 옆에서 제 마음이 달래질 때까지
기다려주며 토닥이는 그의 모습에
그동안 힘듦이 내려갑니다.
저의 책《토리의 사라진 열매》를 만들 때,
주인공 토리 옆에는 언제나 빨간 열매요정 루비가 함께 있었습니다.
저를 충전해 주는 신랑처럼
루비는 토리를 대신해 길을 나서지 않았고,
무엇 하나 해결해주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도록 곁에서 토닥이고,
어둠 속에서도 방향을 비춰주는 존재였죠.
세상을 바꾸는 일보다,
한 사람의 마음을 다독이는 일이
더 오래, 깊이, 따뜻하게 남습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곁에서,
토리처럼 지치지 않게,
루비처럼 따듯하게 머물러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