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고 있습니다. 결과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는 꼭 잘되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능력이 뛰어나고, 마음까지 깊어서
그 사람이 잘되면 모두가 기뻐할 사람.
그런데 그 사람이 시험대에 올랐고
결과는 기대만큼 빛나지 못했습니다.
나는 그 사람이 잘 될 거라고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는데,
현실은 너무 담담하게 다른 답을 내놓았습니다.
괜히 마음이 무겁습니다.
마치 그 사람의 무게를 나도 함께 짊어진 것처럼
가슴이 툭, 내려앉습니다.
최근 나 역시 그렇습니다.
해도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
겨우 손에 닿을 것 같다가도
모래처럼 흩어져 버리는 기회들.
잘 되어야 하는 사람도,
잘 되고 싶은 나도,
이 시기만큼은 무언가에 계속 부딪히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이번은 실패가 아니라,
다음 걸음을 위한 작은 숨 고르기일 뿐이라고.”
결과가 전부가 아닌 때가 있습니다.
길 위에서 잠시 멈춰야
다시 달려갈 힘이 생기는 순간도 있습니다.
잘되어야 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오늘의 나에게,
그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괜찮아요, 우리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작기의 서랍>
everything is okay
나의 입에서 이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날이
곧 오겠지요.
그날을 위해 차곡차곡 쌓아가지만,
마치 하늘이 정해 놓은 운명처럼
걸음은 더디고, 그날은 쉽게 오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도
때로는 기대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그 빛을 충분히 발하지 못한 채
멈춰 서곤 합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
모든 면에서 잘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던 그 사람도
오늘은 하루를 쉬어갑니다.
어떤 좋은 일이 찾아오려고
이렇게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이 자꾸 오는 걸까요.
결과를 거두어야 할 시기인데,
손바닥 위 과실은 아직 여물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언젠가,
아주 작게라도 미소 지으며
“everything is okay”
그 말을 믿을 수 있는 날이
꼭 오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