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감정 끝에, 웃음도 눈물도 내 것이 되다

삶이 준 상처 끝에서, 나는 비로소 감정을 제대로 마주합니다.

by 도토리 Dot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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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 속 여주인공은

프러포즈를 받을 때 울컥 눈물을 흘립니다.

기쁜 날에도 눈물이 터져 나오는 장면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웃음보다 눈물이 더 극적인 감정 표현으로 자주 등장하지요.


그래서일까요,

사람들은 눈물이 곧 마음의 진정성을

드러내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기쁜 일에는 그저 웃고,

슬픈 일에는 울던 단순한 감정이 전부였으니까요.


미움도 받아보고,

어려움도 겪어보고,

외로움도 느껴보며 살다 보니

감정은 단순히 웃음과 눈물로만 설명되지 않더군요.


이제는 기쁨 속에서도 눈물이 터져 나오고,

슬픔 속에서도 웃음이 피어오르며

안쓰러운 순간을 보면 마음이 울컥 차올라 눈물이 납니다.


마음이 더 깊어질수록,

표현은 더 섬세해지고,

감정은 더 쉽게 울컥 차오릅니다.


힘들었던 감정을 거친 이후로

이제야 기쁨도, 슬픔도, 안쓰러움도

온전히 내 마음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서랍>

행복한 일이 있으면 웃었고,
안쓰러운 상황을 보면

함께 슬퍼하며 마음만 아파했습니다.


심지어 프러포즈를 받던 그날도
영화나 드라마 속의 여주인공과는 달리
저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습니다.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던 신랑에게 저는 말했지요.
“왜 기쁜 날인데 눈물이 나?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을 만큼 기쁘니까, 웃는 거지!”

그랬던 제가,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감정을 순수히 느꼈던 내가,
감정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기뻐도, 슬퍼도,
마음이 조금만 울려도
저도 모르게 울컥하며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호르몬 탓일까요.

아니면 세월이 제 마음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뜨린 걸까요.

감정의 버튼만 스치기만 해도

눈물이 고이고 흘러내리는 지금의 내가,

왠지 지금이야말로

더 진짜 나 같은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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