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은 갈려도, 모두가 상대편인 건 아니다.
우리는 종종 편을 나눕니다.
네 편, 내 편.
그 사이에서 갈라지고,
때론 싸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지켜보는 자들입니다.
남의 편이라고 믿었던 사람조차
결국은 침묵 속에서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쪽에 서 있곤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내 편이 적다고, 아니 어쩌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 편이 아니라고 믿었던 침묵자들.
어쩌면 그들은 그저 지켜보고 있었을 뿐,
남의 편이라 단정할 수는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조용히 내 편이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작가의 서랍>
편을 가를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편이 갈려집니다.
서로의 이념 차이로 틈이 생기고,
다툴 의사는 없는데도 다툼이 일어납니다.
네 편, 내 편을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자기 입장에 맞는 사람들을
모집하려는 이들도 생깁니다.
더 많은 이들이 본인의 입장에 서주기를 바라면서.
그렇게 모은 이들로 내 편을 꾸미지만,
그들은 결국 침묵자가 됩니다.
그리고 그 침묵자는
처음에는 어느 편에 섰을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스스로 판단하게 되고
그들의 속마음과 이념까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우리는 살아가며 원치 않아도
편이 갈리는 순간을 마주합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편이 갈라져 있는 판 위에 서 있었습니다.
때로는 사실보다 목소리가 크고,
진실보다 먼저 퍼진 인식이
사람을 규정하기도 합니다.
애초에 내 편이 아니더라도,
그렇다고 온전히 상대편만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저 바르게 서 있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