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해야 비로소 남도 사랑할 수 있으며, 단점도 보완할 힘이 생긴다
나는 나를 좋아할까?
가만히 물어보면
바로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남이 보는 나,
남이 평가하는 나에 맞추어 살다 보니
‘내가 나를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은
늘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사람들 앞에서 웃고,
괜찮은 척, 바쁘게 살아가는 척 하지만
실패했던 순간들,
부족했던 선택들,
부끄러운 기억들이 떠오르면
나는 스스로를 외면합니다.
내가 나조차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좋아한다는 말 대신,
차갑게 심판하며 단점만 골라내고,
스스로에게 가장 잔인한 판사가 되곤 합니다.
나는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남이 만든 틀에 맞추다 보니,
정작 나는 나를 잘 모르겠습니다.
끝내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살지 않도록
나는 나를 알아가려고 합니다.
부족한 나까지도 품으며, 천천히.
<작가의 서랍>
얼마 전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엄마는 누가 제일 좋아?”
아이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엄마가 제일 좋아.
엄마는 첫 번째, 나는 영 번째로 좋아"
그 순간 웃음이 터졌습니다.
아이는 스스로를 영 번째라 부르며
엄마보다 더 먼저, 더 깊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키울 때 늘 알려주려 했던 것,
바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이렇게 단단히 자리 잡았구나.
아이에게는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가르치면서
정작 나는 나를 좋아하고 있는 걸까
그 질문 앞에서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오래 잊고 지냈던 사실을
그제야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나를 사랑할 때에야
비로소 남도 사랑할 수 있있으며
내 안에 나를 향한 사랑이 있을 때,
단점이 있더라도 그 또한 보완할 힘이 생긴다는 것을요.
더 단단한 엄마가 되기 위해
아이를 사랑하듯,
나 또한 나를 사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