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소나무 같았던 아빠의 기억
☂️ 아빠의 우산 ☂️
이철환 글, 유기훈 그림 /대교출판(2010.06.10. 발행)
아빠는 한 손으로 우산을 꼭 잡고 있습니다…
민희네는 분식집을 시작하지만 장사가 되지 않아 문을 닫게 된다. 집도 산동네로 이사를 가야 했고, 단칸 셋방에서 다섯 가족이 함께 살아간다. 우유 배달을 하던 아빠는 오토바이에 치여 손을 다친 후 하루 종일 누워만 있다. 어느 날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민희네 집은 비가 새기 시작한다. 민희와 엄마는 비가 새는 곳을 양동이로 받쳐 놓는다. 아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 버린다.
새벽 한 시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찾아 헤매던 민희와 엄마는 집 지붕 위에 누군가가 우산을 받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때로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존재.
무너진 지붕 위에서라도 가족을 지켜내려는 마음.
그것이 진짜 아빠이고, 가족이다.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불안하고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도 우리에겐 손을 잡아줄 가족이 있다는 희망이 있다.
《아빠의 우산》과 어릴 적 아버지의 뒷모습
비를 맞아도 괜찮아, 네가 있다면!!!
“살아가면서 당신은 어떤 ‘우산 같은 사람’을 마음속에 품고 계신가요?”
그 사람을 떠올리면, 지금도 따뜻해지시나요?
비 오는 날, 지붕 위에서 우산을 들고 서 있는 민희 아빠의 모습은 단지 한 장면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마음 깊숙이 새겨진 어떤 ‘기억’과도 닮아 있다.
그 모습에서 나는, 친정아버지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어릴 적, 여름방학 때 외갓집에 갔을 때였다. 마을에 큰비가 내려 산사태가 났다. 도로가 끊겨 차도 다닐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언니가 다리를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아빠와 엄마가 아침 일찍 데리러 오셨다.
다친 언니를 등에 업고 산길을 묵묵히 걸어 오르셨다. 아빠는 언니를 내려놓지도 않고 엄마와 나 그리고 동생이 잘 따라오는지 돌아보시며 살피셨다. 힘겹게 산을 오르는 아빠의 뒷모습은 마치 비에 흠뻑 젖은 커다란 소나무 같았다. 묵묵하지만 단단한 존재. 넘어지지 않으려, 모두를 지키려 애쓰는 소나무!
『아빠의 우산』 속 아버지도 그런 사람이었다.
자신의 고통은 말하지 않은 채, 가족들을 위해 새벽 비가 쏟아지는 지붕 위에서 한 손으로 우산을 꼭 붙잡고 있는 사람이었다.
아빠의 모습은 내가 살아가며 지치고 힘들 때마다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이 되어 주었다.
가족이란! 바로 그런 존재 아닐까.
서로를 위해 기꺼이 힘듦을 감수하고,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
『아빠의 우산』을 읽으며 어릴 적 소나무 같았던 아빠의 기억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그날 비를 맞고 걷던 아빠의 뒷모습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힘이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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