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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불행

나의 행복과 불행은 선택할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다.

by 이연화

병원 정기검진을 욌다가 급작스럽게 입원을 하게 되었다.

몸살과 오한이 평소보다 심해지는 듯했지만 감기가 오래가는 줄 알았다.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진행하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금방 괜찮아지겠거니 생각하며 검진시간을 기다렸다.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변량이 적어 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다시 검사실로 오라고 했다. 소변통을 받고 화장실에 들어가 앉았다. 그런데 소변이 나오지 않았다. '뭐지?' 소변은 마려운데 아무리 힘을 줘봐도 소변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복통이 느껴졌다. 검사실에 얘기하자 바로 비뇨기과 선생님을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일단 진통제부터 투여해 달라고 했다, 금식을 하고 왔기에 응급으로 복부 CT와 MRI를 찍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또 입원을 하게 되었다. 침대에 누운 채 입원 병실로 옮겨졌다. 익숙한 병실, 익숙한 창문, 자주 보았던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연화 환자분! 에고, 또 만났네요. 병원에서 자주 보면 안 되는데 그래도 만나니 반갑네요." 입원할 때마다 아프지 않게 꼼꼼히 체크해 주시고, 신경 써 주셨던 간호사 선생님이셨다.

"선생님! 밖에서 보면 더 반가울 텐데요. ㅎㅎㅎ"

"성함 듣고, 창문가로 자리 마련해 드렸어요. 창문 보시는 거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요"

"감사해요. 선생님"

자주 오고 싶지 않은 병원이지만 그럼에도 나를 신경 써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마음 편하게 병원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퇴원 후에도 종종 커피를 사들고 이야기 나누고 갈 때마다 건강을 물어봐주시고 하면서 입원하면 안 돼요. 검진은 괜찮아요. 하시면서 건강 잘 챙기시라고 말씀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보고 싶은 선생님들 얼굴도 뵙고, 하늘도 맘껏 바라볼 수 있으니...

아픔은 내가 선택할 수 없지만 행복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검사 잘 받고, 치료도 하면 또 무사히 퇴원할 날이 올 테니까

불행하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병원 왔을 때 바로 입원을 할 수 있고,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불행인지 행복인지 그 또한 내 선택이니까

그래도 조금씩 더디지만 회복되어 가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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