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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광현 Jan 22. 2023

농구 좋아하세요?

일상 드로잉

몇 번이나 읽어봤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책장 한 편의 초판본들누렇삭았지만, 열렬히 좋아했던 그 추억만큼은 퇴색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다. 그렇기에 나는 새삼스런 더 퍼스트 슬램덩크인기에 심드렁할 수 있었다.


형과의 카톡 중 , '다 아는 내용인데 뭘 또 봐, 전에 나온 애니메이션은 진짜 졸작이었어'라는 나의 말에 평소 말수 적은 울형의 대답.


'꼭 봐라. 폭풍 눈물 흘렸다. 다 아는 내용이 인기 폭발일 때는 이유가 있는 거야, 꼭 밤에 혼자 가서 봐.'

 

쉰이 코앞인 형이 이런 소릴하다니.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극장에 혼자 앉아 묘한 기대감에 들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절반도 채우지 못한 고요한 객석과 늦은 밤, 즐길 분위기는 충분히 만들어졌다. 십 분이 조금 넘는 지루한 광고가 지나간 The birthday의 love rockets와 함께 그들의 등장. 강렬한 기타 리프와 함께 심장이 흔들거리는 게 느껴졌다. 난 영화 상영시간 내내 비어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았고, 눈물도 조금 흘렸으며, 영화의 마지막에서숨소리를 내지도 침도 삼키지 못했다.(상영관의 모든 이들이 나와 같았으리라)


극장을 나오는데 눈이 되지 못한 차가운 비가 쏟아졌다. 술이 매우 땡기는 이 기분은 뭘까,

왜 뜨거워진 거야?ㅎㅎ


너는 최고였어.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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