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작은 만남, 긴 인연

2019.10.26

by 고병철

메신저 오늘 생일에 반가운 이름이 올라왔다. 궁금하면서도 안부 묻기를 하루이틀 미루던 차에 말을 붙였다. 반갑게 대답이 왔고 점심 날을 잡았다.


마지막 본게 어디서, 언제 봤는지 모르겠다. 몇년은 되었다. 근황은 가끔 미디어에서, SNS에서 알고 있다. 그렇게 낯설지는 않다.


처음 본 건 한 8년 전이었다. 후배가 자기 동네 괜찮은 벤처있다해서 홍대로 갔었다. 사무실은 오피스텔 2개였다. 아래 위층으로 기억한다.


사장님의 죽마고우이자 창업멤버들 인사했다. 한분은 국제정치학 전공의 국립대 교수였다 조인했다. 또 다른 분은 변호사였다. 햇볕이 잘 드는 카페 창가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30대 막판에 의기투합했던 그분들의 40대도 이제 후반이다.


다음 번에 갔을 땐 사무실이 좀 더 컸다. 창문도 컸다. 거기에 매직으로 온갖 메모가 빼곡했다. 그게 잊혀지지 않았다. 돌아가는데, 사장님이 우렁찬 경상도 엑센트로 "고상무님 가십니다” 했다. 모든 직원들이 일어나 인사했다. 좀 당황.


그분들과 대화는 언제나 진지했고, 재미있었다. 나도 최선과 진심을 다했다. 어떤 지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지 물었다. 그게 꽂혔는지, 공동 창업자들이 오랫동안 토론했다고 했다. 얼마 전에 뵈었던 글로벌 스타트업 센터장님으로 옮기신 그분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 질문이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창업자에게 그 질문을 한다. 그게 명확하고 자신있으면 믿음직하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 지표를 만들었다 생각한다. 이러저러 여러가지를 쭉 늘어놓으면 좀 못미덥다.


그런저런 사장님과 한참을 이야기했다. 언론엔 발표안 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홍보용으로 엄청난 데, 역시 사장님 스타일이다.


책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이방인. 다시 읽은 이방인은 이전과 달랐다 했다. 나는 논어다. 워낙 빈 공간이 많아 생각으로 메워야 한다. 그래서 느낌이 천차만별이다. 20대에 읽었다해도 나이들어서는 다른 책이다. 늘 옆집 문을 두드리던 어린시절에도 “친구가 부르면 기쁘겠지만” 50 이 되서는 깊이가 완전 다르다. 이 문장 저 구절에 후회와 아쉬움, 탄식이 나온다.


그렇게 두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제 봤으니 앞으로 자주 보자 했다. “유붕이 자원방래면…” 이제 더 친근해졌죠. 부담없이 더 자주 만나요. 사장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14. 격려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