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일상의 시작

2020년 7월 어머님의 부뚜막

by 고병철


아침에 출근하면 물티슈를 한 장 꺼낸다. 키보드, 마우스, 계산기를 닦는다. 늘 만지는 것들이다. 의자에 앉아 양손이 닫는 곳까지 힘주어 닦는다. 그 공간이 나의 메인 작업공간이다.


일어나 책상을 닦고 회의용 테이블을 닦는다. 모서리까지.


일단 나의 건강을 위함이다. 이 공간에 하루 중 가장 오래 있다. 여기만 깨끗해도 내 기관지는 다소 안전하다.


찾아오는 손님에 대한 예의다. 먼지와 얼룩으로 부터 지켜드린다. 좋은 기분을 유지시킨다. 어쩌면 업무 결과로도 이어질 거다.


작업관리 과목에 워킹스페이스라는 개념이 있다. 일상 업무가 일어나는 곳, 거기를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설계하고 관리하는 가에 따라 무심하게 결과가 달라진다. 아침 청소는 산업공학 전공자로서 일종의 작은 실천이다.


그런 거를 떠나, 소중한 곳이다. 가족을 부양하는 자리다. 그 귀함에 걸맞게 대우하려고 닦는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내 어머니가 부뚜막을 닦으며 새벽을 시작하신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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