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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하기

잘가라 611.2020.12.18

by 고병철

초등생 때 새 학기 되면 TV 냉장고가 있는지 전화가 있는지 조사했다. 전화는 없는 집이 더 많았다. 우리집도 없었다. 옆집 눈치 전화 쓸 때, 전화받는 설정 샷 서울 친척 누나가 부러웠다. 중학교 때쯤 전화가 생겼다. 번호도 좋았다. 한자리 국번호가 두 자리로 바뀌고 세 자리가 되고. 최후의 보루 같은 내 연락처. 올여름부터 빈집을 지키던 그 전화. 지역이 달라 가져오지도 못하고 미루다 해지했다. 근 사십 년 그 번호는 늘 고향이었다. 고마웠다 수고했다 05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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