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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Jan 08. 2022

178. 화장실, 미생물, 스타트업

2022.01.08

화장실 대전. 터질게 터졌다. 샤워를 오래 하는 작은 아이에 큰 애가 그동안 쌓였던 이야기가 쏟아졌다. 작은 아이 성향을 고려해 우선 시간대를 정하는 등 몇 가지 합의로 휴전.


주위에 많다. 화장실을 자주 오래 이용하는 분들. 고충이 크다. 원인은 다양. 중대한 병에서 과민한 분들까지. 한 백 년 예전에도 그랬을까. 그랬다면 정말 불편하였을 거다. 그 원인과 치료를 미생물로 보는 전문가분들이 있다. 비만. 아토피. 면역질환을 포함해서.

생물은 생존에 적합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데 예전에 없던 이런 현대병은 왜 나타나는 건지. 환경변화와 미생물의 불균형이라는 거다. 사람을 포함해 많은 생물이 미생물과 공존, 군형을 이루고 있다 한다.

소가 풀을 소화하려면 단단한 식물 세포벽을 부수는 효소가 있어야 한다. 진화는 돌연변이의 산물. 세대를 거치며 우연한 기회에 나타난다. 없는 호소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세대를 지나야 할지 모른다. 사실 미생물이 이 역할을 하고 있다. 소는 하루 종일 잘게 씹고 위와 장에서 미생물이 호소를 분비한다. 미생물도 우연한 돌연변이가 기반이다. 그들은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세대 변이가 일어나는가. 횟수로 결과를 얻는다.

사람도 수많은 미생물과 연합해 공생하고 있다. 몸에 우리의 세포보다 미생물의 수가 9배 더 많다나. “10퍼센트 인간” 이란 책에 그렇게 나온다. 재빠른 주기의 미생물 없이는 우린 살 수 없다는 이야기. 인간이 변화시킨 환경에 인간이 적응을 못하고 연합군 미생물과 소통이 안돼 현대병이 생긴다는.

어쩌면 이런 질환에 적합한 미생물이 나타나길 기다릴 수밖에 없나. 그때까지 고통은 자연을 건드린 대가인가 싶다.

직업적 관점에서. ㅎㅎ. 미생물은 스타트업이다. 사회엔 이런저런 시도를 재빠르게 하는 영역이 필수다. 우리 몸은 미생물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하고 있는 거다.

좋은 주말 횡설수설이다. 화장실 대전 충격이 컸다. 리노베이션을 해야겠다. 더 큰 사달이 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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