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온라인 학습의 홍수 속에서 멘탈잡기
"이게 뭐야~아아~~ 이게 뭔대?!"
1학년 아들이 초1 수준이라는 문제집을 처음 접해보다가 내뱉은 탄성이다.
그 모습을 보며 귀엽기도 웃기기도 했지만, 머리가 복잡해지기도 하였다.
조금씩이지만 매일 매일 연산문제집도 풀고, 자기가 좋아하는 포켓몬 카드의 파워를 더하고 빼는 것을 즐겨하는 아이를 보며 수학은 1학년 수준을 충분히 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는데..
평가형 문제를 보며 적잖이 당황하는 아이를 보며 뭐가 부족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인듯 아닌듯 아리송한 질문에 대한 4지선다형 선택답안이 있는 문제를 처음 본 아이는
대체 뭘 물어보는거냐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잘 들어봐, 엄마가 설명해줄게. 이건 각자의 무게를 비교해보는 문제인데 이 답중에 3개는 맞고 1개는 틀렸대. 그 1개를 찾는 거야.
이런 설명을 들은 후에야 아이는 진정하고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무게를 비교하고 이해하면 되는거지 왜 아리송한 답들 중에 그걸 구분하고 또 찾으라는거지?
문제에서 알고 싶은 아이의 능력은 세 개의 무게를 비교하는 것일까? 아니면 문장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여 답을 찾는 것일까?
이제 1학년인 아들의 공부에 있어서 나는 전자의 학습, 즉 개념을 배우는 concept learning에 100% 무게를 실었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이 개념을 벌써 학습하고 문제에 적용하여 헷갈리는 오답들을 피해 정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일까? 순간.. 내가 늦었나? 우리 아이가 늦었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문제를 무한대로 만들어준다는 엘리하이나 밀크티 같은 온라인 수업을 시켜줘야 하나?
(진짜 심각하게 고민하고 언니네에 가서 엘리하이도 직접 시연해보았다. 와.. 요즘 컨텐츠 정말 좋더라. 선생님들 설명도 재밌고 깔끔하고! 역시 공부하는 방법은 정말 여러 가지이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쓰냐하는 문제이지!)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 기준으로는) 내 방법엔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속도가 문제일까? 내가 너무 개념만 붙잡고 있는걸까?
난 그래도 기계적으로 딱딱 답을 빨리 내는 것보다 개념을 충분히 생각하고 자기것으로 만들어 이곳저곳에 적용하며.. 아주 가지고 놀았으면 좋겠는데?!
배운 개념을 가지고 놀려면 한 시간 설명듣고 문제 몇 개 풀어본다고 되는 게 아니다.
많이 고민하고 생각해보았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 미래에는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의 교육으로 전환될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를 무시한다는 것이 아니다.
미국 등 선진교육에서는 학교 교과교육에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녹여내어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결국 겉 껍데기가 아닌 실제적인 알맹이가 선진교육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제대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과목을 가르치면 입시 전형이 어떻게 변화해도 끄떡없고
제대로 찐 배움, 그 안에서 아이들은 사고력, 판단력, 문제해결력도 키울 수 있다.
요즘 즐겨 보는 분당 강쌤 유튜브에서 15년간 대입만 교육해 온 강쌤은 이제 그게 보인단다.
이 아이가 아주 어릴지라도 지금은 부각이 되지 않고 있지만 고등학교때 제대로 힘을 발휘하게 될 지,
초등학교 시절 공부를 잘한다고 선망받더라도 끝까지 유지하지는 못하겠구나 하는 것이 그려진다고 한다.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고 마라톤인데 초, 중학교까지는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는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고 제 속도로 꾸준히 나아가는 아이와 vs
처음부터 몇학년씩 선행을하며 온힘을 다하지만 틀린 방법으로 달리는 아이
결국 누가 결승선을 통과하게 될까?
분당 강쌤이 말한 제대로된 공부 방법이란
바로 개념을 제대로 알아 자기것으로 만들고, 그걸 가지고놀 수 있는 것.
그런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흔들리지 말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법대로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씩
지치지 말고 꾸준히 나아가기로 마음을 다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