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겪게될 아이의 사춘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이들에게
아마 그 중 큰 부분이 반항심일거다.
반항심.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은 반항심일까?
없던 반항심이 어떠한 시점에서 갑자기 생겨난다? 선뜻 이해가 되질 않는다.
나를 돌이켜보았을때,
어떻게 하면 내 가족을 괴롭힐까 하는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좀 예민했던 시기는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의식이 되고
나를 향한 말들이 너무 귀에 잘 들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별 것 아닌 일에 상처 잘 받고..
표현을 참 더럽게도 서툴게 했던 것 같다.
사과를 해야 할 때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그런 게 잘 구분이 안되고
내 상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데 나의 표현 방식 리스트에는 분노 표출 뿐이고
좋은 감정 표현조차 참 어색하고 심지어 너무 과한 반응으로 민망함이 올라오기도 하고
그래서 안 좋은 감정이 올라오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회피하려고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 20대까지도 겪었던 것 같다.
다만 조금씩 더 참으며 더 다듬어가며 살아온 거지.
30대가 되고 아이 엄마가 되고 사회생활이 10년이 넘어가면서
그런 부분이 더 부드럽게 그리고 더 둥글 둥글하게 만들어졌을거다.
그 시기에 호르몬의 영향 등으로 인한 예민함은 바꾸기가 쉽지 않다.
아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표현 방식을 좀 제대로 가르쳐 줘보자.
제대로 감정 상하지 않게! 미리 알려줄 수 있다면 더 좋고
상황이 닥쳤을 때, 예를 들어 이미 버릇 없어 보이는 행동과 말을 해버렸을 때
부모가 좀 더 어른스럽게 알려주는 거다.
마! 버릇 없이! 라고 소리부터 지르지 말고
엄마가 노크도 안하고 갑자기 방에 들어와서 기분 상했어?
너의 시간을 좀 보호받고 싶었던거야? 그렇다면 미안해. 엄마가 깜박했어.
그리고 엄마는 네가 다음에는 “엄마, 먼저 노크해주세요.”라고 말해주면 좋겠어.
그렇게 말하면 엄마도 네 마음 알고 행동해줄게. 갑자기 소리 지르면 엄마도 깜짝 놀라고 마음 상해.
딱 이렇게만 감정싸움 안하고 알려주는거다.
유아기 때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퍼부었던 부모는 마치 아이가 복수라도 하듯이 사춘기 시절 그것을 그대로 받는다고 한다.
내 생각엔 복수의 의도보다는 내가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보고 배운거라곤 다른 사람에게 그 감정을 쏟아붓고 상처 주던 부모의 액션뿐이었기 때문일거다.
몇 년 후 맞이할 대니의 사춘기 시절이 막연히 두렵기도 했지만
이제부터 잘 알려줘야 하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나의 감정을 세련되고 부드럽게 표현하는 말과 행동을.
자신이 그렇게 표현했을 때 분명 아이의 마음도 한결 가볍고 안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