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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호수, 할슈타트를 걷다

by 리디아 MJ

3화. 한 배에 탄 마음들


할슈타트의 물결을 따라

우리는 작은 배에 올랐다.

그 배는 성모승천 성당이 있는 작은 섬으로 향했다.

배의 무게는 가벼웠지만,

마음은 서로를 의지하며 묵직해졌다.


“워워, 조금만 천천히 움직여요!”

누군가 일어서는 순간

배는 기울었고, 모두의 눈이 커졌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어른들은 동시에 균형을 잡으려 하며

소리쳤다.

“워워워!”


그때 아들이

조종타를 잡고 말없이 중심을 잡았다.

왼쪽으로 치우치면 오른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엉덩이에 땀이 맺힐 만큼

긴장된 순간을 이끌어냈다.


섬에 닿자 우리는

성모승천 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젤라토를 손에 들고

달콤함을 공유하며 웃었다.

서로의 아이스크림을 한 입씩 베어물며

어른도 아이도 조금씩 가까워졌다.


소원을 말하는 성당 안,

두 손을 모은 순간

무언가를 빌기보다

이미 지금 이 순간이

기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는 배 위에서

해는 노을빛으로 번지고

강물은 조용히 흐른다.

누군가의 선글라스가

머리 위에서 퐁당—

물속으로 떨어졌지만

모두 웃었다.


“다시 주우러 또 와야겠는걸.”

아들이 말하자

모두들 깔깔대며 말했다.

“그럴 핑계가 생겼네!”


한 배에 탔던 우리는

그날 이후,

마음 한쪽에

같은 기억을 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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