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장 – 설계된 미래, 우연의 심장
〈네 번째 장 – 설계된 미래, 우연의 심장〉
태어난 순간부터
미래의 설계도를 받아 쥐는 일,
그것은 축복일까, 예언된 상처일까.
탄생의 첫 울음이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부른다면
생명의 존귀함은 서서히 퇴색하리라.
염기서열의 구분 없이도
세상은 이미 경계를 세운다.
넘어설 수 있는 다리를 건너는 이와
그 아래 머무는 이.
선택이 아닌 숙명으로 갈라놓는 힘.
꺼지는 불빛 앞에서
곧 사라질 거라 속삭이는 예언자들.
그러나 바람이 분다.
한 번 더 타오르라는 듯,
불꽃을 일으키는 숨결.
그 바람은 멀리서 온 것이 아니었다.
내 안 깊은 곳,
심장이 밀어 올린 의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