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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과 심장사이

네 번째 장 – 설계된 미래, 우연의 심장

by 리디아 MJ


〈네 번째 장 – 설계된 미래, 우연의 심장〉

태어난 순간부터

미래의 설계도를 받아 쥐는 일,

그것은 축복일까, 예언된 상처일까.

탄생의 첫 울음이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부른다면

생명의 존귀함은 서서히 퇴색하리라.

염기서열의 구분 없이도

세상은 이미 경계를 세운다.

넘어설 수 있는 다리를 건너는 이와

그 아래 머무는 이.

선택이 아닌 숙명으로 갈라놓는 힘.

꺼지는 불빛 앞에서

곧 사라질 거라 속삭이는 예언자들.

그러나 바람이 분다.

한 번 더 타오르라는 듯,

불꽃을 일으키는 숨결.

그 바람은 멀리서 온 것이 아니었다.

내 안 깊은 곳,

심장이 밀어 올린 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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