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장 – 눈으로만 만지는 세계〉
유리창 너머,
작은 생명이 물결처럼 움직였다.
현미경의 빛과 그림자가
염기서열의 길을 따라 번갈아 스친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지만,
그 거리는 바늘 끝보다 멀었다.
렌즈와 유리, 규정과 서류가
사이의 틈을 단단히 막고 있었다.
저 안의 세계에서는
숫자와 패턴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불완전한 코드는 곧 결함,
결함은 곧 한계라 불린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 한계선은
손끝보다 마음이 먼저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만질 수 없는 세계가 오늘도 묻는다.
나는 그 경계 앞에서
의지가 닿는 방법을 다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