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장 – 병원 창밖의 겨울〉
창밖에는 겨울이
하얗게 내려앉아 있었다.
차가운 공기가 유리 너머로 번져와
내 숨결까지 서늘하게 만든다.
안쪽의 시간은
다른 법칙을 따른다.
검사표와 서류가
미래의 경로를 미리 그려두고,
그 안에 나를 끼워 맞추려 한다.
바깥의 나무들은
잎을 모두 내려놓았지만,
스스로 서 있는 방법을 안다.
누가 설계하지 않아도
겨울을 견디는 방식이 있다.
나는 창을 오래 바라본다.
밖의 겨울은 언젠가 끝나지만,
내 안의 겨울은
아직 설계도를 찢을 힘을
찾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