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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과 심장사이

by 리디아 MJ

〈여섯 번째 장 – 눈으로만 만지는 세계〉

유리창 너머,

작은 생명이 물결처럼 움직였다.

현미경의 빛과 그림자가

염기서열의 길을 따라 번갈아 스친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지만,

그 거리는 바늘 끝보다 멀었다.

렌즈와 유리, 규정과 서류가

사이의 틈을 단단히 막고 있었다.

저 안의 세계에서는

숫자와 패턴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불완전한 코드는 곧 결함,

결함은 곧 한계라 불린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 한계선은

손끝보다 마음이 먼저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만질 수 없는 세계가 오늘도 묻는다.

나는 그 경계 앞에서

의지가 닿는 방법을 다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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