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유전일까, 아니면 환경일까?”
많은 사람들은 부모가 공부를 잘하면 아이도 잘하고, 부모가 예술가라면 아이도 예술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흔히 ‘피는 못 속인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아이가 닮아가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부모의 행동이다. 아이는 부모가 무슨 말을 했는지가 아니라,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
부모의 직업이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 그 직업 자체보다는 부모가 어떤 태도로 일에 임하는지에서 비롯된다.
교사라면 단순히 ‘교직’ 때문이 아니라, 수업 준비에 성실히 몰두하는 모습, 학생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이에게 각인된다.
의사나 간호사라면 의료 현장을 이야기하는 습관보다, 사람을 돕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는 행동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
예술가나 기자 부모도 마찬가지다. 집 안에 작품과 원고가 가득한 환경보다, 꾸준히 창작하고 표현하는 모습이 아이를 변화시킨다.
즉, 직업의 종류보다 중요한 건 직업을 대하는 태도와 행동의 노출이다.
책 읽기 습관은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다.
내가 직접 겪은 사람들 중에서도, 부모가 책을 즐겨 읽는 집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했다. 굳이 “책을 읽어라”라는 지시가 없어도, 거실에 늘 펼쳐져 있는 책 한 권, 잠들기 전 부모가 책장을 넘기는 모습이 아이에게는 무언의 메시지가 된다.
저녁마다 신문을 읽는 부모,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주는 습관, 주말마다 도서관에 함께 가는 모습. 이런 행동들은 아이의 무의식에 새겨져 결국 자율적인 독서 습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부모가 늘 휴대폰만 보는 집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책을 가까이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결국 부모가 아이에게 남기는 가장 큰 유산은 재산도, 유전자도 아니다.
아이의 미래는 매일 노출되는 부모의 행동과 태도 속에서 만들어진다.
아이에게 도전하는 용기를 주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도전해야 한다.
아이에게 배움의 가치를 전하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배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따라 하지 않는다.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한다.
부모가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보다, 그 직업을 어떻게 살아내는지가 아이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책을 읽는 부모, 배우는 부모, 도전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연스럽게 같은 태도를 배운다.
“아이의 내일은 부모의 오늘에서 시작된다.”
이 단순한 진실이야말로 아이 교육의 가장 확실한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