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주말 보내는 법
정말 오랜만에
나를 위한 시간을 쓸 수 있는 주말이다.
‘쉰다’는 말로 쇼파에 늘어져 있기엔 아쉽고,
그렇다고 뭔가를 꼭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도 싫었다.
그래서 이번 주말은
일상적이면서도 조금은 설레는 계획과 여유를 섞어보기로 했다.
우선, 토요일 오전 11시에 마사지샵을 예약해뒀다.
몸이 먼저 풀리면 마음도 자연스레 부드러워질 것 같아서.
그리고 일요일 오전 10시에는 헤어샵을 예약했다.
거울 속 조금 달라진 내가 더 기분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토요일 오후에는
남편과 함께 백화점에 가기로 했고,
일요일 점심에는
가족들과 밥 약속이 있다.
하지만 이번엔 이 약속들도
‘먼저 나를 챙긴 뒤에 만나는 시간’이니 활력이 될 것만 같다.
꼭 해야 하는 건 딱 세 가지.
운동 30분, 따뜻한 차 한 잔, 그리고 글쓰기.
이것들만 하면 나머지 시간은 마음 가는 대로 흘려보내기로 했다.
지금은 토요일 오후,
남편과 함께 부산 백화점 가는 차 안에서 막히는 도로에 갇혀 있지만
왠지 마음은 한껏 여유롭다.
나는 어떤 주말을 보내고 싶었던 걸까?
잘 모르겠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적어보니 분명하다.
압박의 계획이 아닌, 설렘의 계획이 있는 주말.
그게 내가 바라던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