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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myungdan Jun 04. 2023

시로 태어나기

가장 오래된 숲



마음숲에

느낌 하나 던져졌다

떨림의 외마디

별똥별이 떨어졌다



오솔길을 걷고 또 걸었다

풀숲을 헤쳐보고

가시덤불을 들춰보았다

나무 위를 올려다보고

목을 꺾어

하늘도 쳐다보았다

시도 때도 없이 숲이 사각거렸다

느낌이

숲을 잠식해 갔다

숲을 뚫고

점점 더 깊이 들어갔다



숲이 어두워지더니

몇날 며칠 비가 왔다

비가 그치자

더 맑아진 숲에서

느낌은

거미줄을 치기 시작했다.

정수리에서 풀려나온 실마리가

직선과 곡선으로

숲을 꿰어 갔다

일상을 흔들며

섬세하게 허공을 걷어냈다




열린 숲에서

느낌은

생명의 눈이 되었다

싹이 자랐다

푸드득 날아오른  줄기에

까칠한 씨를 숨긴 열매가 열리고

시간을 무릅쓴 농밀함이

심층을 변주했다



쨍그랑



최후의 정적을 깬다

바람이 휘돈다

자유의 노래다

다 품는다



또 하나의 숲이 탄생했다



찰랑이는 숲이

조금씩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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