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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myungdan Sep 16. 2023

인생은 기어코 노래와 만나더라

우리는 잘 가고 있습니까?




제발 잘 봐 줬으면 좋겠는데

인생에는 항상 뭔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연 흐름을 끊고 뚜 뚜 뚜 신호음을 남기죠

일방적입니다

의식이 이렇게 맑은데도요

그냥 눈 뜨고 당한 거예요

그래서 더 열 받아요

그리고 어떡하나 빤히 쳐다봅니다

더 열 받아요

내미는 손도, 이 또한 지나간다는 격려도 당장은 없네요

현실의 부당함에 기를 쓰며 반대의 논리를 펼쳐보지만

후회하고 절망하고 절규하며 시간을 되돌려 달라고 하지만

인생은 들은 척도 안 합니다

그냥 파닥거리게 둡니다. 몸부림치게 둬요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지 지킬 수 없는지

내팽개쳐 둡니다

내 존재의 가지는 뚝뚝 부러져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차이는 거 같습니다

인생의 민낯에 이를 앙 다물게 됩니다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도

실패라고 단정짓기도 너무 억울해요

곧 만회할 거 같거든요. 느긋이 다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을 거 같거든요

그러면 그럴수록 인생은 더 진창에 처넣습니다

얼마나 잔인한지 그 꼴을 볼 수가 없어요

극한에 팬티 바람으로 쫓겨나 서서히 얼어죽게 하는 거 같아요

늪에 꼴깍꼴깍 질식당하는 느낌이에요

나는 나무도 풀도 아니에요

그런데 그 늪에선 내 목을 조여오는

무기력과 포기라는 덩굴이 자라납니다

붉은 피같은 개흙을 뱉아내며

손끝을 파르르 떨며 손을 뻗지만

그러나 아무도 없어요

지옥의 한가운데를 건너고 있는 것 같아요

지구별에 불시착한 이방인이었으면 좋겠어요

돌아갈 별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난 기억해야 돼요

이 지구별엔

사랑이 있었고

행복이 았었고

아름다움이 있었고

진실이 있었고

희망이 있었고

거의 완벽한 밝음이 있었다는 것을

하나도 버리지 말고 오롯이 똑바로 기억해야 돼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요

누가 나를 기억할까요?

나만이 나를 제대로 기억할 수 있어요

자 이제 나를 흔들어 깨워요

잠기지 않게

잠들지 않게

몸을 움직여요

얼어죽지 않게

나만이 나를 평가할 수 있어요

오지랖 넓은 세상의 평가는 얄팍한 게 많아요

요설인 게 많아요

이제 서서히 과거로부터 결별할 시간이에요

뾰족한 수가 없잖아요

산더미 같은 과거를 안고

자신을 짓누르며 내 인생 할인하며 살 수는 없잖아요

음식을 좀 먹어 두세요

이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게 인생이니까요

우린 그 인생 대책 회의를 할 수 있을까요?

인생 대책 회의를 할 수 없다면

스펙이면 될까요?

가족이면 될까요?

반성이면 될까요?

배움이면 될까요?

아니요!

그게 다 있어도 인생에 찍힐 수 있어요

아무리 섬세하고 치밀해도 단단히 벼르고 있는 인생을 당할 수는 없어요

인생이 우리를 싱겁고 우습게 볼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자꾸 간을

허상에 도전 받지 말고 오지게 살아야 돼요

삶은 절대적이지 않아요

열린 삶을 살 수밖에 없어요

그래야 덜 아파요

때론 자신을 최소화 하면서 말이에요

나를 버리고 또다른 나를 얻으면 바랄 게 없어요

새로운 나를 다짐해 봐요

인생이 나를 손쉽게 손에 넣지 않도록요

그래도 인생이 거칠게 다그치고 모질게 몰아세우면

이번엔 우리가 매서운 눈초리로 인생을 째려볼 차례예요

그 다음엔

주관을 떠나 조금 떨어진 곳에서 관조해야 해요

객관적으로 비춰 봐야 해요. 반드시!

그래야 자신과 인생을 좀 더 깊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인생을 단번에 구원해 줄 요술 지팡이는 없으니까요






클래식 FM에서 노래가 들리네요

 오는 가을 입구에서 누군가 사랑을 바라보고 있네요

시가 인생을 서늘하게 관조하듯이

노래도 인생을 비춰보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그 많은 인생의 표정을 노래는 말할 거예요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Like a sad song





아침엔 늘상

난 다정한 느낌이 가득하고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아름답죠

비가 올 때라도

하늘에서 내리는 빗소리가

내게는 그저 즐거운 음악이죠

때때로 난 슬픈 노래처럼 느껴져요

당신이 없이 나홀로 외로운 것처럼

수많은 다른 곳에서 보는

수많은 미소짓는 얼굴들

내 인생은 아주 좋아요

특히 당신 곁에 있으면

당신을 만지는 게 얼마나 좋은지

오 당신과 나의 천국이었죠

때때로 난 슬픈 노래처럼 느껴져요

당신이 없이 나홀로 외로운 것처럼

내 인생이 정말 완벽하게 진행되고

모든 게 순조롭게 잘 진행되죠

그래도 내 마음이

상처 받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내가 다른 곳에 있어야 히는 느낌

오 밤에는 내가 알죠

밤이 적절한 시간인 걸

당신을 꼭 껴안고 말해야 한다는 걸

난 당신을 아주 사랑해요

시간을 같이 보내며

내 사랑할 사랑을 갖기 위해

그래서 난 당신이 알길 원하죠

때때로 난 슬픈 노래처럼 느껴져요

당신이 없이 나홀로 외로운 것처럼

때때로 난 슬픈 노래처럼 느껴져요

당신이 없이 나홀로 외로운 것처럼

당신이 없이





존덴버의 노래도 좋지만

저는 cleo laine의

Like a sad song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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