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전, 7분 마법

2부. 오후 4시의 문

by 박나킨


사무실 한쪽에 일곱 알의 모래가 든 작은 모래시계가 있다.

한 알에 일 분.

그 한 알이 작은 구멍으로 내려가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나는 컴퓨터 화면의 창들을 조용히 접는다.

참, 접기 전에 저장했는지 꼭 확인하기.


메일 한 통 보내기, 체크박스 하나 지우기, 파일 이름 바꾸기.


이 한 알의 모래가 이렇게 클 줄이야.

이 일 분의 시간이 이렇게 길 줄이야.


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세월은 쏜살같은데.

오늘의 이 퇴근 전 7분의 시간은 왜 이렇게 길까.


컴퓨터 정리, 책상 정리, 가방 정리.

컵도 씻어 오고, 거울로 얼굴도 체크해 보고.

제발 더 이상의 질문은 사양한다.

창밖의 빛이 서서히 아래로 기운다.

게이트 쪽에서 퇴근 카드 찍는 소리가 파도처럼 번진다.

나는 의자를 밀어 넣고, 가방 지퍼를 올린다.


두 알, 세 알, 네 알...

마지막 일곱 알의 모래가 떨어지고 퇴근 시간 정각.

복도 끝을 돌 때, 휴대폰이 짧게 진동한다.

메일 잘 받았습니다.

문장을 한 줄 더 쓰는 대신, 나는 불을 끈다.


괜찮아. 오늘은 여기까지.

나머지는 내일의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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