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늦게 우는 알람시계는 제때 못 울지만, 대신 하루를 길게 만든다.
오늘은 늦어도 '조금'만 한다.
"늦었지만, 하루는 더 길어졌다."
서랍이 먼저 닫아준 밤,
서랍이 먼저 닫히면 그 순간까지가 '완료'다.
저장하고 덮는다.
"서랍이 먼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한 모금의 컵,
한 모금마다 '해야 하지 않아도 될 일'이 줄어든다.
물을 한 모금 마신다.
"한 모금이면 됐다."
느린 엘리베이터가 알려준 것,
느릴수록 더 높은 층으로 간다.
느림 버튼을 누른다.
"천천히 눌렀더니, 층이 하나 더 생겼다."
오늘은 여기까지.
나머지는 내일의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