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dict.
올해 5월, 우리집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가족이 새로 들어왔다. 이름은 5월에 만났다고 해서 오월이. 까만 털이 반질거리고, 유난히 순해서 기가 죽어있던 시고르자브종의 믹스견이었다. 엄마와는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헤어진 꼬박 2-3개월의 작은 강아지는 지금 무럭무럭 커서 어느덧 대형견이라고 하는 게 당연할 정도로 성장했다. 원래도 동물을 사랑하는 나였지만 오월이를 만나고부터 그 사랑이 더욱 각별해져서 이제는 이효리의 캐나다 체크인 10초짜리 클립 영상만 보고도 눈물범벅이 된다. 그러고 보니 오월이가 없던 때에 가상의 나의 반려동물을 떠올리며 물건을 사던 브랜드가 있다.
30일 상점은 동물의, 동물에 의한, 동물을 위한 브랜드다. 요즘 2030 세대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소비 공식은 '미닝 아웃'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는 가치를 중요시하며 소비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30일 상점은 미닝아웃이 소비 트렌드가 되기 이전부터 '가치 있는 소비의 시작'을 슬로건으로 꾸준히 유기동물을 향한 후원을 해온 곳이다.
사실 유기동물에 관한 후원을 해오는 브랜드는 종종 찾아보면 하나씩 보이곤 한다. 하지만 30일 상점이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에게도 가까이 다가가고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첫 번째로 디자인의 영역이 크다.
미닝아웃 이전에 소비를 결정짓는 부분이 있다면, BDBD에서 꾸준히 말하던 디자인의 역할이 크다. 30일 상점은 동물을 캐릭터화해서 귀여운 상품을 주로 만들고 있다. 덕분에 30일 상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꼭 좋은, 선한 의도를 가지고 찾는 사람만 있기보다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을 모아 더 많은 후원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모인 후원금이 오늘 (22년 12월 24일) 기준으로 125,112,500원일 만큼 선한 영향력은 꾸준히 퍼지고 있다.
30일 상점에서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바로 순이익 전액을 후원한다는 점이다. 수익의 일부도 아니고 전액을 후원한다니. 일반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구조인데도 지금까지 탄탄히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또 한 번 놀랍게 느껴진다. 이러한 부분을 궁금해하는 소비자를 위해 30일 상점은 투명하게 그 비하인드를 공개하고 있다.
30일 상점을 준비하는 기간만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유기동물 친구들에게 관심이 많던 저희가 소비자 입장이었을 때,
수익금 일부를 후원하는 곳은
너무나도 많지만,
그 수익금의 일부분이 도대체 얼마인지,
그 일부분마저도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잘 쓰이는지
항상 궁금했고 의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익금의 일부분이 아닌
순이익 전액을 후원하는
상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전액후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우리의 욕심을 버릴 수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죠.
그렇게 30일상점은 매달 새롭게 제안하는 제품의 수익금의 일부분이 아닌 순이익의 전액을 후원하고
30일상점은 후원이 종료된 상품들의
수익금으로 운영됩니다.
오직 동물의, 동물에 의한, 동물을 위한 상점이라고 할 수 있는 30일상점의 경영 철학은 창립 이후 지금까지도 쭉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30일상점은 단순히 상품 판매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Project 팔레트'는 2022년 9월에 유기동물보호소를 새롭게 칠한 프로젝트 활동이다. 녹슬고 삭아버린 보호소를 조금이나마 더 산뜻하게 만들어 지내는 동물들이 행복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운 활동인데 지금까지 25,420ml의 페인트를 사용했을 만큼 단순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꾸준한 사회적 공헌 활동이라는 걸 엿볼 수 있다
단순히 말로만 보호와 후원을 외치고 그치는 것이 전부가 아닌, 정말 브랜드 철학을 모든 직원이 몸소 실천하는 곳이다. 사람들이 꾸준히 30일상점을 찾는 이유 역시 처음에는 귀여운 디자인 때문이었을지 몰라도 이제는 미닝아웃, 가치있는 소비의 시작을 외치는 30일상점의 이념에 동참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무리하며 나도 버려질 뻔한 오월이를 생각하며 머그컵을 구매하러 갈 것이고, 30일상점이 만들 2023년 달력을 목 빼놓고 기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