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베이징 여행기 프롤로그
나의 베이징 여행기.
이번 여행장소는 베이징입니다. 제가 여행장소를 선택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고전적인 유물이나 유적, 혹은 미술작품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곳.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맛있는 음식. 사실 이 두 가지를 완벽하게 만족하는 여행지는 파리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먼 거리와 만만치 않은 비용을 감안할 때, 매번 여행을 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죠. 이런 기준으로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로 떠나볼까 생각하다가 찾은 곳이 바로 베이징이었습니다. 자금성을 비롯한 중국의 유적들과, 베이징 덕으로 대표되는 맛있는 음식까지. 워낙 덥다는 이야기도 많이 있었지만 막상 겪어보기 전에는 '견딜 만 하겠지' 하는 다소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베이징으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대부분 주변에서 말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이징까지 항공편은 정말 많습니다만, 대부분 중국으로 출장을 가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사실 별도의 돈을 내고 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귀찮지만, 가장 큰 것은 왠지 모를 불안감. 중국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날아드는 외교부의 경고 문자만 보더라도,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전광판에 선명하게 찍혀 있는 '평양발 비행기'를 보더라도 이 곳이 평범한 여행지라는 생각은 선뜻 들지 않습니다. 중국에 대한 각종 안좋은 이야기도 여행을 주저하게 만들죠. 중국 음식 잘못 먹으면 배탈은 예사니 약을 꼭 챙겨 가라는 조언도 이어집니다.
더구나, 베이징에서는 구글 지도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저처럼 구글맵만 믿고 여행하는 자유여행자에게는 더욱 난이도가 높은 여행지였습니다. 물론 로밍을 해 갔기 때문에 구글이나 네이버 등에 자유롭게 접속이 가능했지만, 기본적으로 중국 구글 맵은 정보가 완전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바이두 지도'를 사용해야만 했는데, 바이두 지도는 한국어는 고사하고 영어 지원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충 어찌어찌 가이드북을 찾아 가고자 하는 장소를 바이두 지도에 표시해 놓고, 인근에 가서 GPS를 통해 찾아가는 방법 말고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설상가상, 중국에서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야간에는 5성급 호텔 컨시어지 데스크에서도 '샴푸' 를 알아듣지 못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일반 식당이나 상점에서는 당연히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다행히 중국어를 어느정도 할 줄 아는 우리 집 대장님이 계셔서 이 부분은 조금 걱정을 덜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여러 난점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을 찾은 것은, 자금성을 비롯한 베이징의 멋진 건축을 한 번쯤 가서 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베이징 덕도 물론 빼놓을 수 없었지만요.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베이징은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름보다는 가을에 여행하는 것이 훨씬 좋겠다 생각은 들지만요.
베이징의 건축이나 정원 등은 우리가 평소에 보던 모습과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자금성이나 이화원의 모습은 사진과는 다른, 실물을 보았을 때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아우라를 가지고 있어 보는 이에게 특별한 감상을 불러 일으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와 생김새가 비슷하면서도 행동 양식이 미묘하게 다른, 또 한편으로는 '중국인은 이럴 것이다'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중국인들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올해 초 홍콩과 마카오를 여행했을 때와 정말 다른 사람들이다 싶은 느낌을 받기도 했죠. 이러한 베이징에서의 일정을 세 번째 브런치북으로 풀어 볼까 합니다. 사실 두 번째 브런치북인 '유럽 미식 여행기'를 아직 절반도 쓰지 못해 순서상 이게 맞나 싶은 느낌이 약간 있습니다만, 이왕이면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베이징 여행에 대해 먼저 적어 보는 것이 제 개인적으로도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순서를 바꿔 봅니다.
나의 베이징 여행기, 다소 긴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가급적 기억이 날아가기 전에 가장 생생한 기억을 글로 옮기는 것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베이징 여행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나, 베이징 여행을 간접 체험해 보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