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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in Aug 09. 2021

제주를 사랑하는 예술가의 사랑법

제주 갤러리 여행의 시작, 김영갑의 <두모악>과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제주도를 수십 번 여행하면서 왜 제주도를 가냐고 묻는다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냥 쉬고 싶어서'라고 대답했을 것 같다.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시간이 흐르는 데로 발을 옮기면서 한가로움을 느낄 수 있으니, 일상의 삶 속에서 치이며 사는 사람들이 제주가 낙원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음을 부정하고 싶지도 않고... 


그랬던 나에게 제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안겨주던 때가 바로 10여년 전에 다녀온 자전거 여행 이후였다. 해안가 구석구석을 따라 돌며 해녀들의 물질을 보는 행운을 누렸고, 민박집 아주머니의 인정을 경험했으며, 찰나의 순간에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제주 자연을 벗하며 제주라는 새로운 삶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일상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제주에 방문하는 나의 시각은 적어도 상당 부분 달라졌다. 주제를 정하고 지역에 제한되지 않은 느낌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제주를 생각하게 만든 곳으로 <두모악> 갤러리와 그 곳에서 산 <그 섬에 내가 있었네>라는 에세이를 빼놓을 수 없다.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두모악> 만의 특징과 아름다움은 처음에는 그것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그저 머리속의 감동만을 선사받았을 뿐, 갤러리 사진들의 아름다움은 진짜 여기가 제주도가 맞는지...작가가 살아있었다면 여기가 어딘지 묻고 싶은 충동을 느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제주도에서 반평생을 살며 여기저기 구석구석 다니며 찍은 사진을 보는 것만이 방문객들이 할 수 있는 전부이듯, 루게릭이라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무언가 이루고자 한, 그것을 만들어 낼때까지의 고통을 방문객들이 이해하기 만무하지 않을까? 

<두모약>을 방문했을 때 찍었던 사진들을 나의 사진저장고에서 다시 끄집어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갤러리를 돌아나오며 손에 넣은 김영갑 작가의 자서전. 작가가 왜 제주도에 살게 되었고 어떻게 변해갔으며 어떤 인생의 고통을 되새기며 사진을 찍었는지가 활자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으로 기억한다. 오히려 책을 읽고 사진을 바라봤을 때 더욱 작가의 마음에 감정 이입되어 사진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있었지만, 순서가 중요하지 않듯 그의 '집'과 '책'은 제주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찾는 소중한 계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고독'이라는 친구를 곁에 두고 산다는 말을 작가는 알고 있었을까? 세상을 등지며 오로지 제주도를 사랑하고 그것이 급기야 오기나 집착으로까지 보이게 만든 열정을 배우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가 공들인 작품들, 우리가 제주도를 그냥 단순히 여행의 대상으로 삼기에는 너무 인스턴트적으로 세상을 대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두모악>과 그의 책은 그가 제주를 사랑하는 방법을 고스란히 보관해 주었다.


제주도를 여행의 대상에서 삶의 한 가운데로 끌고 나오게 만든 <두모악>. 언젠가 다시 가게 된다면 10년이 훨씬 지나 정말 두근대는 가슴을 품고 가게 될 것 같다. 나혼자의 감동을 느끼기엔 <두모악>도, 이 책도, 10년 전의 그 울림이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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