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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in Sep 19. 2021

인생은, 0에 수렴하는 선택의 문제

또 다시 선택의 길에서 마주한, 지민석의 <어른아이로 산다는 것>

#어른아이


어른아이란 말을 친절히 소개를 해주었지만 누구나 그 말뜻을 어림짐작하여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른이면서 아이스러운 감성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아이인데도 어른스러운 의젓함이 묻어나는 모습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일들에 대한 대처상황을 보면 아이에서 어른에 이르는 시간의 흐름의 연속이라기 보다는 아이와 어른이 내 몸 속에 같은 시간속에서 공존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같은 공간을 살아가면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처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히며, 쉽게는 부모님과 친구들, 가족들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공존하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른과 아이로 연결시킬 수 있는 두 개의 '~스럽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른아이로 산다는 것은, 한 마디로 말해 선택의 문제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만'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이런 생각이 빠른 시간 동안 훑어 내려오며 받아들인 것들이라, 저자의 집필 의도와는 다른 방향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사회 생활 자체를 '선택의 문제'로 보는 나에게 있어서는 인생의 모든 문제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선택의 갈림길로 귀결시키는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잘 한 선택이다 라는 명확한 답은 줄 수 없지만, 저자의 표현을 조금 빌리자면 '모든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을 존중'하고 '타인을 인정하고 눈높이를 맞출 때' 그 답은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 거기에 사족을 다시 추가한다면, 선택의 길에서 가장 완벽한 결정은 '내가 불편한 것', '내가 손해보는 것'을 택하는 것. 그렇게 되면 적어도 내 욕심으로 인해 주변과의 관계가 나빠질 일은 없을 테니까...


#진짜 어른의 선택, 인생은 0에 수렴한다


한국을 떠나오면서 정말로 이 책의 에필로그 처럼 처음으로 리셋이 되는 것을 느꼈다. 안정적인 직장을 퇴사하고 새로운 공간과 시간, 사람들 속에 살면서 관계의 중요성, 어른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선택의 순간마다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 내가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내가 누군가의 감정을 헤치고 있는지는 아닌지, 새로운 사람들과의 첫 만남의 어려움 같은 것들은 항상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의 기준이 되곤 했다. 때로는 이제 만난 것이 아쉬울 정도의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런 희열의 순간 이전에는 몇 배가 많은 관계의 상처를 감수해야 했다. 결국 산다는 것은 0을 만드는 과정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3년이 지난 지금, 해외생활 3년 중에서 2년을 코로나와 더불어 살고 있는 현실에서, 운명은 다시 나에게 선택의 갈림길로 인도하고 있는 듯 하다. 


관계 속에서 선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 과연 무엇이 어른스러운 것이가를 고민해야 한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볼만 하다. 어쩌면 아련한 기억 속에서 나의 철부지 없는 과거가 기억 밖으로 튀어나올 수도 있고 그것을 다시 지금의 마음가짐으로 주워담는다면, 어쩌면 당신은 진짜 '어른'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랫만에 밑줄 없이 쭉 읽어내려가 머리속에 남은 기억으로만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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