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근처 그늘이 있는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 바람이 시원하다.
회사 건물만 살짝 벗어나 앉아 있어도 기분이 사뭇 다르다.
오늘은 점심 식사를 하고, 혼자 근처 그늘이 있는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
바람이 시원하다.
새로 4시간짜리 알바를 시작한 친구와 통화를 했다.
고향 친구라 언제 통화를 해도 마음이 편하다.
이제 일한 지 겨우 일주일인데 월급 타면 나한테 맛있는 것을 사 준단다.
아! "월급 타면 맛있는 거 사줄게!"라는 말이 얼마나 정겹던지~.
나는 매월 월급을 타고 있지만 손에 쥐어지는 게 없다 보니
누군가에게 ‘월급 탔으니 맛있는 걸 사줄게'는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언제였던 가?
그냥 주로 내가 샀다.
30년 넘게 매월 월급을 탔으니 월급이란 게 새삼스러울 일이 없어서 그럴까?
매달 돌려 막기 인생이다.
그런데 전업주부로 있던 친구가 오랜만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니
얼마나 기다려지고 설레는 월급날일까?
정말 나에게 사 주고픈 맘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오늘 아침 출근길, 요즘 힘들어서 그랬는지 별 다른 재미가 없어서 그랬는지
나의 삶에 설렘과 기다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앓고 나서 그런지 더욱더 재미난 일이 없었달까?
한동안 큰애 결혼과 출산으로 분주했고,
최근에는 온 가족 모두 코로나를 순차적으로 앓느라 아프고 바빴고,
업무는 늘 하는 거니 새로울 리 없고,
뭔가 새로운 즐거움을 하나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설렘을 만들어봐야지, 기다림을 만들어 봐야지'~
바람이 선선히 부는 오후에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이제 다시 오 분 거리에 있는 사무실로 들어가서 오후 일을 잘해봐야겠다.
별을 따러가는 소년의 호기심처럼 나도 설렘을 찾으러 가야겠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갈 거다. 떠나보는 거다. 상상의 나라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