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후 10시!
자발적인 야근을 하고 이제 퇴근을 한다.
저녁도 못 먹고, 과자 부스러기로 허기를 채웠지만 억울하지 않다.
늘 정례적인 업무만 하면 편하겠지만
그럴 수 없는 자리다 보니 가끔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특히 기관 사업을 그려 내야 할 때면 막막하다.
계획이야 사업규모가 뭔 상관이냐만
내 손에 의해 10억 도 만들고 20억 도 만든다.
설령 1억 도 안 되고 수포로 돌아갈지라도
그림 그리는 단계에선 내 맘대로 숫자가 춤을 춘다.
이제 꿈처럼 그려내던 그 숫자놀이를 실현시켜 볼 때도 된 것 같은데
늘 그림만 그리니 문제다.
솔직히 100원짜리를 2-300원까지 그릴 순 있지만
천 원, 만 원은 그려지지 않는 게 내 스타일이다.
그래서 늘 제안서 앞에서 머뭇거린다.
솔직히 내 배포나 성향은 뻥튀기나 오버가 불가능 하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선택하게 하는 소박하고 진솔한 스타일이다.
기브 앤 테이크가 분명해야 좋고 공정한 거래가 좋다.
그래서 매출이 늘 거기서 거기일지도~~
서론이 길었다.
그저 늦은 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특히 자의적인 야근일 땐 그 기분이 더 짜릿하다.
회사 일을 내가 다 한 것 같은 기분.
뭔가 내가 이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인 것 같은 착각까지 들곤 한다.
야근이 일상이 아니라 더 그런 걸 지도~~
비록 늦은 퇴근이라 몸은 피곤하지만 맘은 가볍다.
내일 중요한 회의에서 허둥대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다.
난 아직도 신입 같은 관리자다.
운전을 몇십 년을 해도 늘 어설픈 초보 같고
새로운 기획도 늘 고민에 고민의 연속이다.
아무래도 베테랑 관리자가 되려면 아직 멀었나 보다.
아무도 없는 빈 사무실 마무리 보안을 점검하며
잠시 우쭐해 하는 소시민이다.
그저,늦은 퇴근길. 전철 안에서 수요일에 나오는 '골때녀'를 틀어 놓고
한쪽에선 브런치 서랍에 소재를 담아두는 소박한 직장인이다.
야근 전 날, 회식 풍경!(테라스에서 구웠던 노가리구이가 예술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