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지네 그다음은?

뱀은 아니겠지

by 민들레

개구리가 발견됐다. 주변에 논이 많으니 특이할 일은 아니다.

다만 개구리가 발견된 장소가 문제. 집안 그중 화장실이어서 그렇다.

어디서 나왔는지 가늠이 안 되는 공간에서 개구리가 나타났으니 작은 청개구리도 아닌 중개구리가 말이다.

어디 기어올라올 곳도 없는 막힌 화장실 공간에 출범한 개구리 때문에 제일 처음 발견자이자 샤워 중이던 큰아이가 놀랐다. 이후 줄줄이 씻어야 되는데 개구리는 있다는데 보이지는 않고 씻다가 갑자기 자기에게 튀어나오면 어쩌냐고 불안해하는 걸 달래서 순서대로 씻게 만들었는데 어디로 들어왔는지도 모를 개구리가 이번엔 어디로 숨었는지 모르게 사라졌다. 줄줄이 세 명이 다 씻고 신랑이랑 나까지 씻었음에도 개구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까지도 보이지 않던 개구리를 저녁에 내가 씻으러 들어가다 발견했다.

신랑을 불러서 개구리를 잡게 하고 마당에 다시 풀어주었다. 아이들은 마침 외할머니네 간 터라 전화해서 소식을 전해주었다.

개구리를 잡아서 마당에 풀어주었으니 이제 화장실에서 언제 개구리가 나올지 겁먹지 않아도 된다고.


개구리소동이 있은지 한 달쯤 지났다.

이번 주 금요일에도 아이들은 어김없이 외할머니네 놀러 갔고 씻으러 들어간 내 눈에 뭔가 평소와 다른 검은색이면서 주황색이 도는 긴 물체가 보였다.

'저게 뭐지?' 하며 쳐다보다가 순간 뛰쳐나왔다.

"신랑! 지네 나왔어 얼른 와서 잡아줘!"

신랑에게 집게를 쥐어주고 지네를 잡으라고 했다. 지네는 약 15cm 정도 되는 사이즈였고, 신랑이 바로 잡았다. 중간에 떨어뜨리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다시 잡아서 마당으로 이동 완료.


신랑과 티타임 하면서 " 지난번엔 개구리 이번엔 지네가 나왔네. 그래도 애들이 지네는 못 봐서 다행이야. 개구리야 그래도 자주 보니까 무서워하지는 않잖아. 그런데 이러다가 이제 뱀 나올 차례 아니야?" 하고 서로 웃다가...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며칠 전 밭에서 마주친 머리가 삼각형인 미니 뱀이 떠올라서였다. 개구리가 들어온 길로 지네가 들어왔으니 그 뱀이라고 못 들어올 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으악! 뱀아 너는 제발 밭에서만 살아. 집 안에서는 마주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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