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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단 한 사람이 가지는 힘

by 민들레

요한계시록 설교를 듣다가 애초에 한 사람 아담으로부터 죄가 시작된 이야기에 밑줄이 그어졌다.

이 세상 많고 많은 악인들과 악한 마음의 시작은 그 사람 단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기억에 남는 '한 사람'들은 그 외에도 많고 많다.

가장 똑똑했던 사람. 아이큐가 높은 사람, 천재적인 물리학자,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쥔 각각의 사람들.

나사 최초 여성 직원이나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우리나라의 첫 여성 대통령등.

범주의 크고 작음을 감안할 때 우리는 누구나 '그 사람'이며 '단 한 사람'이 된다.


갓난아이들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어느 순간 아이들의 세상 전부가 나 한 사람임을 느끼는 전율의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오로지 나만 바라보는 아이의 눈과 바둥거리는 몸짓에서 나는 겁이 덜컥 났었다. 나 혼자도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데,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나의 모든 것을 답습하는 내가 책임져야 될 작은 생명이라니 너무 버거웠고 무서웠다.


이제 아이의 세상은 나 하나뿐 아니라 여러 가지가 조금씩 자라나고 있다. 친구들의 공간도 어느 정도 생겼고 본인들이 좋아하는 취미나 여가시간에 대한 부분도 생겼다.

온전히 나에게만 의존해야 하는 시기를 아이들도 나도 무사히 지나왔음을 감사하는 마음이다.

결국 가장 작은 카테고리 안에서 나를 평가할 사람은 아이들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나를 어떤 '한 사람'으로 기억하려나.

중년의 나이에서 노년으로 넘어가야 하는 이 시기에 나는 내가 가진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하여야 보기에도 좋고 그분의 마음에 합당한 사람이 될 것인지가 요즘 나의 생각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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