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kg 몸매 뒤에 숨은 작은 습관
라면은 언제나 강렬한 유혹으로 다가온다. 밤늦게 돌아온 날, 몸이 지쳐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순간, 혹은 캠핑장 불빛 아래에서 끓어오르는 냄비를 바라볼 때.
짙은 국물 향과 면발의 탄력은 누구라도 쉽게 마음을 내어주게 만든다. 그런데 배우 조여정은 이 유혹을 1년에 단 한 번만 허락한다고 한다. 그는 촬영 마지막 날, 오직 그 하루에만 라면을 먹는다. 스스로 정한 약속을 어기지 않고 지켜온 시간이 몸무게 43kg이라는 수치로 드러난다.
많은 사람들은 라면을 다이어트의 적으로 여긴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조금은 복잡하다. 한 봉지에 담긴 500칼로리는 여성 하루 권장량 한 끼와 비슷하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단순히 칼로리와 비율만 보자면 ‘먹어도 괜찮은 음식’에 가깝다. 그런데도 라면이 문제시되는 이유는 초가공식품이라는 정체 때문이다.
라면의 첫 번째 결함은 섬유질의 부재다. 혈당을 잡아주고 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식이섬유는 거의 들어 있지 않다. 두 번째는 미량 영양소의 부족이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필수적이지만, 라면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세 번째는 장내 세균층의 균형이다. 가공당이 많아지면 지방 합성을 촉진하는 세균이 늘어나고, 이는 곧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네 번째는 체중의 세팅 포인트. 초가공식품은 몸을 살이 쉽게 찌는 쪽으로 바꾼다. 결국 라면은 단순히 칼로리의 문제가 아니라, 먹을수록 삶의 균형을 흐트러뜨리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면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중요한 건 절제와 대안이다. 건면을 고르는 방법이 있다. 튀기지 않고 구워 만든 면은 칼로리가 낮고 지방 함량도 적다. 여기에 계란을 넣어 단백질을 보충하고, 채소를 더해 나트륨을 조절하면 한 그릇의 라면은 조금 더 균형 잡힌 식사가 된다.
양파, 깻잎, 표고버섯 같은 채소는 칼륨이 풍부해 라면 속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국물은 절반만 먹고, 대신 채소를 충분히 곁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조건 금지해야 한다는 생각은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다. 중요한 건 빈도와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한 끼 정도로는 문제가 없지만, 자주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고 말한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이하, 혹은 2주에 한 번 정도로 조절하고, 반드시 다른 끼니에서 신선한 재료를 보충하는 식으로 조절해야 한다.
1년에 단 한 번만 먹는 극단적 절제는 쉽지 않지만, 그 태도 자체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력하다. 몸을 지키는 것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과 꾸준한 절제라는 사실이다.
유혹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단번에 끊을 수 없다면,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삶은 작은 습관의 집합이고, 몸은 그 습관의 기록이다. 라면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주저하는 순간조차 결국 자신과의 대화다.
오늘도 누군가는 늦은 밤 라면을 끓일 것이다. 그 앞에서 무조건 금지라는 단어 대신, 절제와 균형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면, 라면은 단순한 적이 아니라 나를 단련시키는 스승이 될지도 모른다. 한 그릇의 국물 속에서 욕망과 절제가 공존한다는 사실, 그 긴장감 속에서 우리는 삶을 조금 더 건강하게,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