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을 할줄 몰랐던 나에게 다가온 시련
거울을 보던 중 입술 끝에 작게 부어오른 물집을 발견했던 날이 기억납니다. 그 순간 온갖 검색어가 머리를 스쳐 갔고 ‘혹시 헤르페스?’라는 생각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죠.
감기몸살처럼 느껴졌던 몸살 기운, 피곤함이 쌓였던 시기와 겹쳐 있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먼저 떠올랐고 그 시선이 두려워 병보다 오해가 더 무서웠습니다.
한때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헤르페스는 성적인 활동과만 관련 있는 질환이라고. 하지만 입술 물집이나 단순 감염도 모두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한 유형이라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더군요.
특히 감염 경로는 키스, 식기 공유, 어린 시절 감염까지 다양하다는 걸 의학적으로 알고 나니 이 질환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졌습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흔한 감염이지만 정작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낙인을 찍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그런 병 걸릴 만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순식간에 내려지는 사회 분위기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건 증상이 아니라 그 증상을 숨겨야 한다는 압박이었습니다.
헤르페스는 한 번 감염되면 몸속에 남지만 항바이러스 치료와 생활 관리를 통해 재발 빈도를 낮추고 증상을 줄이는 건 충분히 가능합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면역을 유지해 재발 주기를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조절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은 꽤 큰 안도감을 줬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병.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미 감염을 경험하고 있고 피부 증상 외엔 특별한 후유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걸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저 피로해서 생긴 입 주변 물집이었지만 그 작은 증상 하나로 세상이 나를 판단할까 걱정해야 했던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 입술 물집이나 단순포진을 겪으며 걱정했던 분
– 성감염병에 대한 편견 없이 정확히 알고 싶은 분
– 헬페스를 겪은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