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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Jul 10. 2022

<23> 물처럼 부드럽게 사는 사람이 행복하다

-노자

“가장 훌륭한 덕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만 하지 다투지 않고, 주로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물과 같은 이런 덕을 가진 사람은 살아가면서 낮은 땅에 처하기를 잘하고, 마음 씀씀이는 깊고도 깊으며, 베풀어줄 때는 천도처럼 하기를 잘하고, 말 씀씀이는 신실함이 넘친다.”

 

*노자=중국 춘추시대 사상가. 석가모니, 공자와 비슷한 시대를 산 것으로 추정되며 도가의 창시자로 일컬어짐. 저서로 ‘도덕경’을 남김.



위 글은 도덕경 제8장에 나오는 말이다. 노자 사상의 핵심으로, 물을 칭송하는 내용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즉 가장 훌륭한 덕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물의 특성대로 사는 사람이 훌륭하고, 행복하다는 가르침이다.


흐르는 물을 생각하면 대략 세 가지를 떠올릴 수 있다. 첫째, 물은 아래로만 향한다. 위로 향하는 법이 없다. 겸손을 뜻한다. 둘째, 물은 장애물을 만나면 잠시 부딪힐 뿐 반드시 피해서 돌아간다. 싸우는 걸 싫어한다는 뜻이다. 셋째, 물은 온갖 쓰레기와 오물을 끌어안고 내려간다. 포용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를 종합하면 부드러움 아닐까 싶다. 그렇다, 물은 부드럽다. 단단함을 상징하는 돌과 분명하게 대비된다. 저마다 삶의 취향이 다를 수 있지만 강한 사람보다는 부드러운 사람이 더 훌륭하고 행복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겸손한 사람이 교만한 사람보다 낫고, 화목한 사람이 싸우는 사람보다 낫고, 포용하는 사람이 배타적인 사람보다 낫지 않은가. 부드러운 사람에겐 향기가 난다. 그래서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마음이 넉넉해서 행복하다.


부드러운 사람의 마음이 넉넉한 것은 비움을 알기 때문이다. 돈, 권력, 명성 따위를 크게 탐내지 않을 때 비로소 삶의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행복은 비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세속적 성취를 얻으려 노심초사하고, 그것을 과시하려고 하면 끝없이 목마름을 느껴야 한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도덕경 제9장에 나오는 말이다.


“계속 채우려 드는 것보다는 멈추는 것이 더 낫고, 잘 다듬어 예리하게 하면 오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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