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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Jul 21. 2022

<14> 마음이 부자이면 행복이
한 짐이다

-김수환

“많이 가진다고 행복한 것도, 적게 가진다고 불행한 것도 아닌 세상살이. 재물 부자이면 걱정이 한 짐이요, 마음 부자이면 행복이 한 짐인 것을.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것은 마음 닦은 것과 복지은 것뿐이라오.”


*김수환(1922~2009)=한국 최초의 추기경.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역임. 군사 독재 시절 용기 있게 정직한 목소리를 냈으며, 선종 때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유언으로 남김.



김수환은 스스로를 바보라 칭하며 헌신적인 사랑을 실천했다. 유언으로도 서로 사랑할 것을 당부했다. 


첫머리 글 중에, 죽을 때 가지고 간다는 오직 하나 ‘마음 닦은 것과 복지은 것’은 바로 사랑을 가리킨다고 봐야겠다. 마음이 부자라야 행복할 수 있는데, 마음 부자가 되려면 반드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는 울면서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죽을 때는 웃을 수 있는 인생을 살라고 했다. “당신이 태어났을 때는 당신만이 울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은 미소 지었습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당신 혼자 미소 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이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사십시오.” 죽을 때 미소 지을 수 있으려면 사랑 실천이 필수 아닐까 싶다.


김수환은 사랑의 의미를 우산에 비유해서 이렇게 표현했다. “삶이란 우산을 펼쳤다 접었다 하는 일이요, 죽음이란 더 이상 펼치지 않는 일이다. 사랑이란 한쪽 어깨가 젖는데도 하나의 우산을 둘이 함께 쓰는 일이다.” 


그가 말하는 사랑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며 이해, 관용, 포용, 자기 낮춤을 선행함으로써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라고 가르쳤다.


사랑 가운데 가장 고귀한 사랑은 역시 자선 아닐까 싶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고 혼자서 조용히 느끼는 내면의 희열이야말로 행복의 지름길이다. 받는 사람 못지않게 주는 사람에게도 큰 행복을 건넨다는 점에서 최고의 미덕이라 하겠다.


김수환은 돈이 없어 손 내미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주라고 했다. 


“지금 당신이 가진 것은 당신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잠시 당신에게 맡겨놓은 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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