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디너
*에드 디너(1946~2021)=미국의 심리학자. ‘국제 삶의 질 연구회’ 대표 역임. 행복 연구에 ‘주관적 안녕감’ 개념 도입. 저서로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 등 다수.
‘행복학 대가’ 에드 디너는 “행복이란 심리적 부(富)이고, 주관적 안녕감이며, 삶에 대한 긍정적 생각과 삶을 잘 꾸려가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정의했다. 행복은 물질적 부가 아니요, 객관적 안녕감도 아니라는 뜻이다. 자기 스스로 마음 편하고 인생을 그런대로 잘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행복하다는 것이다.
디너가 미국 최고 부자들의 행복도를 조사해본 결과, 그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대저택이나 명품 의류 같은 물질적 부가 아니라 화목한 가정, 사랑 같은 정신적 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의 차이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가 아니다. 객관적으로 얼마나 가졌느냐 보다 이미 가진 것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행복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
그는 일상에서 기쁜 일만 있다고 반드시 행복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역시 심리학자인 아들과 함께 저술한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에서 기쁨과 슬픔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 그림 속 여인의 매력은 83%의 기쁜 표정과 17%의 슬픈 표정이 조화를 이룬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고난고통이 있어도 이를 받아들이고 극복해나가는 과정도 행복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디너는 행복감이 넘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무리 퍼 마셔도 마르지 않는 샘처럼 적당한 수준의 행복이 지속되는 것이 좋단다. 행복이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임을 강조한 이유겠다.
그런 면에서 소확행이 좋다는 말은 설득력이 있다. 큰 행복은 이뤄낼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이루는 과정에서 시련을 맞이할 수가 있다. 이룬다 해도 성취의 기쁨이 지속된다는 보장도 없다. 진정한 행복을 바라다면 작지만 의미 있는 기쁨에도 눈길을 보낼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