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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Aug 03. 2022

<18> 행복은 아이스크림이다

-서은국

 

“행복은 ‘한 방’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쾌락은 곧 소멸되기 때문에 한 번의 커다란 기쁨보다 작은 기쁨을 여러 번 느끼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서은국=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행복학의 세계적 권위자. 과학적 방식을 활용한 행복 연구 중시. 저서로 ‘행복의 기원’, 번역서로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등 다수. 



심리학에 ‘쾌락의 쳇바퀴 이론’이라는 게 있다. 어떤 일로 유발된 심리나 정서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서 제자리로 돌아가는 적응 현상을 말한다. 행복이란 관점에서 보면, 제법 큰 노력의 결과물인 취직이나 승진의 기쁨이 금방 시들해지기 때문에 야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은국은 이런 심리를 중시하며 행복을 아이스크림에 비유한다.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은 성취하는 순간 기쁨이 있어도 그 후 소소한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결국 행복은 아이스크림과 비슷하다는 과학적 결론이 나온다. 아이스크림은 입을 잠시 즐겁게 하지만 반드시 녹는다. 내 손 안의 아이스크림만큼은 녹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 행복해지기 위해 인생의 거창한 것들을 좇는 이유다.”


그렇다면 아이스크림을 저장할 수 있는 냉장고를 두고 천천히 조금씩 맛볼 수 있어야 한다. 서은국의 말이다. “행복은 복권 당첨 같은 큰 사건으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초콜릿 같은 소소한 즐거움의 가랑비에 젖는 것이다.”


행복은 거창하고 드라마틱하기보다 작고 평범한 데서 찾는 것이 효율적이다. 서은국 등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이 하루 동안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먹을 때와 대화할 때라고 한다.


식탁 모습이 연상된다.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먹고 마시며 대화하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가족, 연인, 친구, 직장동료, 이웃….


서은국은 여기서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람을 즐겨 찾고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외향적인 사람이 자극을 추구하고, 자기 확신이 높고, 보상이나 즐거움을 늘리는데 관심이 많기 때문이란다. 


다들 사회성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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