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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Aug 10. 2022

<9> 커피 한잔에도 행복이 있다

-하인리히 하이네

“마음을 주고받고/ 하루의 안부를 물으며/ 그 어쩌면 하루의 일상이 되어버린/ 익숙함으로의 시간들/ 그 속에서 울고 웃으며/ 위로해 주고 위로받으며/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또 그렇게 하루를 보냅니다.”


*하인리히 하이네(1797~1856)=독일의 시인, 비평가. 낭만파 시인으로 출발했으나 후반기에는 프랑스로 망명해 독일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풍자시를 많이 씀. 저서로 ‘노래의 책’ ‘이야기 시집’ 등 다수.



하이네는 낭만파 서정 시인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시를 많이 남겼다. 소개한 시는 ‘커피 한잔의 행복’ 시작 부분이다. 


인생사 행복이 별 것 아님을 암시한다. 서로 일상의 안부를 물으며, 슬픔과 기쁨을 함께 하고, 위로해주며 사는 것이 인생이란다. 시는 이렇게 이어진다.


“살아있다는 것에/ 가슴 따스한 행복을 느끼고/ 이렇듯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것이/ 더한 기쁨이고 행복이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여정에서/ 언제나 서로 보듬고 살아갈/ 귀한 인연이고 운명인지도.”


살아있다는 것만 해도 행복이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좋은 친구가 있다면 더없이 큰 행복이란다. 여기서 친구란 꼭 동년배 지인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부모, 형제자매, 직장동료, 이웃을 아우르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면, 아니 적만 아니라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행복은 인간관계에서 나온다고 했다. 친구를 늘리고 적을 줄이는 게 행복의 비결이란 뜻이겠다. 원수 같은 사람들을 곁에 두고 행복할 수는 없다. 하이네는 에세이에서 강한 반어법을 구사하며 적에 대한 용서를 통해 행복을 찾으라고 했다.


“내 소원은 이렇다. 자그마한 오두막집, 편안한 침대, 신선한 버터와 우유를 곁들인 좋은 음식, 창 밖의 꽃들, 그리고 문 앞의 아름드리나무들. 만약 신이 내게 완벽한 행복을 허락한다면, 그 나무들에 매달린 예닐곱 명의 내 적들.” 


‘커피 한잔의 행복’ 시는 이렇게 끝난다. “커피 한잔 마주하고서 오늘도 내 고운 행복을 봅니다.” 그 자리엔 이야기 잘 통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 마주하고 있다. 그 사람은 적이 아니라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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