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톨 프랑스
*아나톨 프랑스(1844~1924)=프랑스의 소설가, 시인, 비평가. 주로 고전주의 문학에 뿌리를 두고 작품 활동을 했으며, 노벨 문학상 수상. 저서로 ‘펭귄의 섬’ ‘꽃다운 인생’ 등 다수.
프랑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를 무척 좋아했다. 에피쿠로스는 금욕적 쾌락주의자로, 아테네 근처에 아름다운 정원을 짓고 철학과 지혜의 향연을 펼치며 살았다. 평소 “물과 빵만 있으면 나는 신도 부럽지 않다”라며 물질적 욕망을 경계했다.
프랑스는 그의 이름을 따 ‘에피쿠로스의 정원’이란 제목으로 책을 썼다. 짤막한 단상, 친구 및 동료들에게 보낸 편지, 가상 인물과의 대화 형식을 빌린 일종의 명상록이다. 서두에 소개한 글은 이 책에 나오는 문장이다.
행복을 찾는 길에 어느 정도의 무지는 숙명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람은 무지의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결코 행복을 얻을 수 없다.” 무지가 고통의 원인이긴 하지만 그것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도 나쁘지 않은 운명이란다.
프랑스의 생각은 자신의 무지를 괴로워하며 그것을 극복하는데 전심전력을 다하기보다 자기 한계를 직시하고 사는 것이 행복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무지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절망하거나 나락으로 떨어지는 고통을 피하는 것은 삶에서 꽤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프랑스의 회의주의 세계관을 반영한 것이지만 진정한 행복을 위해 필요한 일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러나 사랑하고, 행복하고, 가슴 아파할 수 있으면 된다.”
조금 무지해도 더불어 사는 사람이나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는 것이 인생에서 더없이 중요하다는 뜻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