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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Sep 17. 2022

<23> 행복은 웅장한 것이 아니다

-올더스 헉슬리

“만족한 상태는 불우한 환경에 대한 멋진 투쟁의 찬란함도 없고, 유혹에 대한 저항과 걱정이나 회의가 소용돌이치는 숙명적인 패배의 화려함도 전혀 없습니다. 행복이란 전혀 웅장하지 못하니까요.”


*올더스 헉슬리(1894~1963)=영국의 소설가, 시인, 비평가. 넘치는 지성과 자유분방한 상상력의 소유자. 저서로 ‘멋진 신세계’ ‘연애 대위법’ 등 다수.



헉슬리의 대표작 ‘멋진 신세계’는 1932년에 발표된 미래 공상과학 소설이다. 인류 문명이 최고도로 발달한 덕에 아주 행복해 보이는 유토피아를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헉슬리가 그린 멋진 신세계는 모두가 만족하는 안정적 계급사회로 안락함이 그지없는 곳이다. 임신과 출산, 늙음, 악한 생각, 고통, 비만, 걱정이 전혀 없다. 인간은 공장에서 만들어지며, 가정에 얽매일 필요가 없으니 누구나 자유로운 연애와 섹스를 즐길 수 있다. ‘소마’라 불리는 최면제를 배급받아먹으면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사라진다.  


이런 세상이 과연 행복할까? 소설에서 섹스를 통해 출생한 예외적 야만인 존은 불만을 토로한다. “나는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서두에 소개한 글도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문장이다.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온갖 유혹에 저항할 기회가 없는 만족의 상태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패배가 없는 것도 불만이란다.


얼핏 배부른 소리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다. 삶에 아무런 고통이 없고, 소마를 배급받아먹으면 편안하기 그지없을 텐데 말이다. 불행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의 넋두리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더불어 살며 희로애락을 함께 즐기는 과정에서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있다. 무얼 하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더없이 중요하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웅장한 행복을 찾기보다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작지만 자기만의 참된 행복을 구하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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