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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Oct 31. 2022

<14> 행복 방정식이 뜻하는 것

-폴 새뮤얼슨

“행복=소유(소비, 성취) ÷ 욕망(욕심, 기대)”


*폴 새뮤얼슨(1915~2009)=미국의 경제학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 ‘신고전파 종합’의 대부로 불리며, 케네디 대통령 시절 경제 브레인으로 활약. 저서로 ‘경제분석의 기초’ 등 다수.


 

새뮤얼슨은 간단명료한 방정식 하나로 행복을 설명했다. 인간의 행복지수는 분자인 소유, 혹은 소비가 늘어나면 커지고 그것이 줄어들면 작아진다. 반대로 분모인 욕망이 늘어나면 행복지수가 작아지고 그것이 줄어들면 커진다.


경제학자다운 발상이다. 물질적 소유를 행복의 기초로 본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소유를 늘려 성취와 소비의 기쁨을 누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대다수의 모습이다. 그 과정에서 비교적 쉽게 행복을 맛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소유를 통한 행복 증진에 장애물이 있다. 욕망이 그것이다. 단순한 욕망을 넘어 탐욕의 지경에 이르면 행복은 얻기 어렵다. 소유가 아무리 늘어도 욕망이 도를 넘으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새뮤얼슨이 행복 방정식을 내놓은 것은 이 점을 말하기 위해서라 생각된다. 탐욕에 대한 경고다.


문제는 대부분의 인간에게 욕망은 끝이 없다는 사실이다. 밥이나 빵은 일정량을 먹고 나면 배가 부르지만 돈에 대한 욕망은 무한하다. 돈이란 마치 바닷물과 같아서 돈이 든 물은 마시면 마실수록 더 목마르다고 한 철학자의 말에 나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설치다 낭패당하는 사람들을 현실에서 흔하게 보지 않는가.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진정으로 행복을 원한다면 욕망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소유를 무한정 늘리는 데는 누구에게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소유를 늘리려고 몸 상해가며 일평생 일만 하는 건 어리석은 짓 아닐까.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남들 보기에도 서글프다.


매년 발표되는 세계 각국 행복지수 조사에 따르면, 행복은 결코 재산이나 소득 순이 아니다. 가진 것 정도와 상관없이 남과 비교하지 않고 만족하는 삶이 행복의 첩경이다. 욕심 내려놓기가 기본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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