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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Jun 02. 2021

4-5 ‘언제 한번’이란 약속 남발하지 말자

약속은 부채, 아무리 작아도 지켜야 신뢰 유지된다

<약속에 대한 명언>


*이미 정한 약속은 갚지 않은 부채이다.(R.W. 서비스)

*사람은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킬만한 좋은 기억력을 가져야 한다.(프리드리히 니체)

*약속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나폴레옹)

*약속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장 폴 샤르트르)

*아이에게 무언가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켜라. 지키지 않으면 당신이 아이에게 거짓말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된다.(탈무드)


<생각 나눔>


영국 해군 제독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의 펜실베니아 식민지를 건설한 윌리엄 펜에 관한 일화. 그는 유럽에서 건너온 다른 백인들과는 달리 인디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지냈다. 매사 그들 의사를 존중했으며, 정복이 아닌 상업적 거래로 식민지를 개척했다.


어느 날 인디언들이 그에게 농담으로 이색적인 제안을 했다. “당신이 원한다면 우리 땅을 가져도 좋소. 다만 당신이 하루 동안 걸어서 돌아오는 땅만큼만 가지도록 하시오.”


펜은 그들의 말을 믿고 다음 날 하루 종일 걸은 뒤 해질 무렵 인디언들에게 와서 약속한 대로 땅을 달라고 했다. 인디언들은 깜짝 놀랐다. 농담으로 한번 해 본 말이지만 자신들의 말을 믿고 실행해 준 것이 놀랍고 고맙게 여겨졌다. 결국 펜은 약속한 땅을 받을 수 있었고, 그것이 오늘날 필라델피아가 포함된 펜실베니아 주 건설의 기반이 되었다.


약속은 신뢰의 표현이다. 약속을 하는 것도, 지키는 것도 쌍방 간의 믿음이 기초가 되어야 하며, 책임감이 따르기 때문에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 인디언들은 농담으로 한 약속일지언정 평소 펜과 두터운 신뢰가 있었기에 흔쾌히 자신들의 땅을 내어주었을 것이다.


약속은 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약속을 하기는 쉽지만 지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약속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라고 한 철학자 샤르트르의 말속에 그 뜻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법적 효력을 가진 계약이나 정치적 합의처럼 거창하지 않더라도 모든 개인적인 약속은 지켜져야 쌍방 간 신뢰관계가 유지 발전될 수 있다. ‘인간관계론’의 저자 데일 카네기의 말을 들어보자.


“아무리 보잘것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한번 약속한 일은 상대방이 감탄할 정도로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신용과 체면도 중요하지만 약속을 어기면 그만큼 서로의 믿음이 약해진다. 그러므로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


일상에서 친구 간, 직장 동교 간, 이웃 간 약속의 대다수는 크고 작은 만남을 합의하는 것이다. 구두로 할망정 그 의미는 계약서를 교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친한 사이에 약속을 하면서 새끼손가락을 건 다음 엄지손가락을 맞대기도 한다. 이를 두고 흔히 도장 찍는다고 말하지 않은가.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고, 지나치게 융통성 없는 약속 이행은 예외로 치더라도 모든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것이 원칙이다. 작은 약속이라고 무시해선 안 된다. 부모가 어린 자녀와 한 약속도 마찬가지다. 자기 자녀에게 거짓말을 가르칠 수는 없지 않은가.


약속은 지킬 자신이 없으면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약속은 하는 순간 부채이기 때문에 부채를 갚을 자신이 없다면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쉽게 약속을 한다. 거절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괜히 약속했다가 지키지 못해 신의를 잃는 것보다는 거절하는 편이 낫다.


평소 무책임한 약속을 남발하는 대표적인 표현이 ‘언제 한번’이다. 언제 점심 한번 먹자, 언제 술 한잔 하자, 언제 한번 전화할게, 언제 한번 만나자… 이런 말 남발하면 실없는 사람 된다. 정말로 ‘언제 한번’ 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약속을 잡아야 하고, 그럴 마음 없다면 입 다물면 그만이다.


약속은 남하고만 하는 게 아니다. 자기와의 약속도 중요하다. 스스로 자기와 약속했다가 지키지 않고 작심삼일(作心三日) 하는 것 경계해야 한다. 자기 자신에게 신뢰를 깨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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