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랭킹 컨설팅: 대학 랭킹의 전략적 중요성

기업과 비교해보면 보이는 것들

by 정병익

얼마전 QS에서 2025 세계 대학평가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주요대학들의 성적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요 언론사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아래는 조선일보의 기사의 첫 문장 몇 개를 가져왔습니다.


한국 주요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이 주춤한 사이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대학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18일 영국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2025 세계대학평가’에서 한국 대학은 상위 100위에 서울대(38위)·연세대(50위)·고려대(61위) 등 3개 대학만 포함돼, 지난해 대비 2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10개(홍콩 5개 대학 포함), 일본은 4개 대학이 톱100에 자리했다. 한국은 이번 평가에서 중국·대만·인도 등에 비해 전년 대비 순위가 오른 대학 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아시아 내 대학 경쟁에서도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출처: https://www.chosun.com/national/education/2025/06/19/PLCQGSMTVBFWTORCACBHGGHKHM/


대학교 랭킹.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고, 또 은근히 신경 써본 단어입니다. 입시철이 되면 어김없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같은 대학들의 이름은 마치 하나의 계급처럼 작동하죠. 하지만 정말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왜 우리는 이렇게까지 대학 랭킹에 민감할까요? 그리고 이 순위는 도대체 어떻게 형성되고, 왜 이렇게 좀처럼 바뀌지 않는 걸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는 대학을 '기업'이라는 존재와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통찰이 이 안에서 나올 수 있거든요.


기업의 성과는 숫자로 말합니다


기업은 참 명확합니다. 매출이 얼마인지,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결과적으로 얼마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냈는지를 재무제표로 정리합니다. 이러한 수치는 회계기준이라는 명확한 규칙에 따라 작성되고, 외부 감사도 거치며 공신력을 확보하죠 또 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면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되고, 그 순간부터는 주가와 시가총액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기업의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가 됩니다. 즉, 기업의 목표는 아주 분명합니다. 이익 극대화, 혹은 기업 가치 극대화. 그래서 우리는 매출 순위, 자산 순위, 시가총액 순위 등을 통해 기업의 랭킹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가총액은 매일 주식시장이 열리고 거래가 이뤄지는 측면에서 순위가 매일매일, 실시간으로 변한다는 속성이 있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 숫자와 랭킹을 단단히 믿는다는 점입니다.


美기업 시총, 세계 증시의 48%… 中은 10%로 역대 최대 격차

출처: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40206/123421385/1


이러한 기준에 따라 <Fortune 500>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 순위표도 생겨납니다. 이 표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해당 기업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이라는 상징이 되죠. 결국 기업은 동일한 목표를 향해 뛰고 있고, 그 결과는 공유된 수치로 비교되며, 랭킹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그런데 대학은, 다릅니다


대학은 어떨까요?

대학은 기본적으로 지식을 창출하고, 지식을 전파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존재의 목적으로 삼습니다.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를 통해 세상에 기여하고, 지역 사회와 연계하여 산학협력을 이루고, 평생교육의 장을 제공하는 등 그 활동 영역은 매우 넓고 다양합니다.

이렇듯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에게 "매출"이나 "순이익"만으로 평가하자는 건 무리겠죠. 물론 취업률, 논문 수, 산학협력 수익, 학생 만족도 등 다양한 지표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모든 대학이 이 지표들을 동일한 목표로 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대학은 연구 중심으로 움직이고, 어떤 대학은 교육 중심입니다. 지역 밀착형 대학은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우선시할 수도 있고, 국제화를 통해 글로벌 대학을 지향하는 학교도 있죠. 따라서 한 가지 기준으로 대학의 순위를 매긴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무리가 따르는 일입니다.


대학 랭킹의 두 가지 한계점


이렇게 보면 대학 랭킹에는 두 가지 구조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모든 대학이 공유하는 명확한 단일 기준이 없다는 점입니다. 대학마다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잣대로 모든 대학을 줄 세우는 건 교육적 철학에 맞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취업률이 대학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주요지표로 자주 언급됩니다. 우리 나라에서 취업률 1위 대학은 어디일까요? 아래는 '대학가자'에 실린 최신 취업률 관련 글을 가져왔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취업률이 가장 높은 대학은 성균관대였습니다. 무려 76.5%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며, 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켜냈는데요.
그 뒤를 이어 서강대(73.9%), 한양대(72.5%), 인하대(72.2%), 중앙대(72.0%)가 이름을 올리며 상위 5위권을 형성했어요.

출처: https://univgogo.com/%EB%8C%80%ED%95%99%EB%B3%84-%EC%B7%A8%EC%97%85%EB%A5%A0-%EC%88%9C%EC%9C%84/


어떤가요?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등 분명 최상위권 좋은 대학인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 머릿 속의 일반적인 랭킹과는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왜냐하면 모든 대학이 취업률만을 향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취업률로 대학 순위를 평가한다면 약간의 왜곡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이는 비단 취업률이라는 지표 선정이 이슈가 아니라, 모두가 고루 인정하는 동일 지표를 찾기가 참 어렵다는 포인트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둘째, 대학 랭킹에는 강한 경직성이 존재합니다. 한 번 형성된 대학 서열은 좀처럼 바뀌지 않죠.
왜일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입결’, 즉 ‘입학 점수’를 기준으로 대학 수준을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입결은 사회적 인식, 선호,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며, 그 변화는 매우 느립니다 즉, 지금의 대학 랭킹은 실제 대학의 교육이나 연구 수준보다는 대학에 들어가기 ‘어려운 정도’에 따라 매겨지는 랭킹입니다 어찌 보면, 대학이 아닌 수험생들의 선택이 대학의 위계를 만들고 있는 셈이죠.



위 표는 QS 2025 세계대학평가에서 한국 대학만 랭킹을 추린 것입니다. 입결로 굳어진 우리들의 머릿 속 랭킹과 대부분 일치하지만 몇 개 학교는 빗나가 있습니다. 세종대는 우리들 통념보다 높은 순위에 있고, 서강대는 우리들 생각보다 훨씬 아래에 랭크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QS 랭킹에 참여하지 않는 대학도 있기 때문에 우리들 머릿 속의 대학이 해당 위치에서 발견되지 않는 점도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들 머릿 속에 있는 입결과 사회적 평판 중심의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의 랭킹이 맞는 것인가요? 아니면 위 QS 랭킹에 따라 이제는 세종대가 서강대보다 더 좋은 대학으로 인정해야하는 것일까요? 무엇이 맞는 것인가요? 참,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대학 랭킹은 쓸모없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불완전한 대학 랭킹은 무시해도 되는 걸까요?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겠다"고만 말하면 충분할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학의 리더, 특히 총장이라면 대학 랭킹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대학 랭킹은 사회적 인식, 학생 유치, 정부 재정지원사업 선정, 해외 대학과의 협력, 기업과의 산학협력 등 다양한 영역에서 대학의 브랜드를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지표에 다 잘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선택한 핵심 지표에서는 명확한 성과를 내고, 그것을 브랜드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무작정 ‘서열화는 의미 없다’고 외치는 것보다는,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는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입니다.

대학교는 기업과 다릅니다.


그러나 이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나면, 비로소 대학 랭킹이라는 복잡한 구조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주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다음 글에서는 대학교 총장이 대학 랭킹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랭킹을 넘어 ‘브랜드’로 나아가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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