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증오해_

대체로 비정상인 편

by 현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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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적‘이다라는 표현은

대체로 비정상인 편에 속해 있던 내게 있어

가장 듣기 싫고도 예민해지는 무언가였다



정상적

; 상태가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것.



맞다 그 당시 나의 등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육안으로는 한쪽으로 과하게 틀어져 있었지만

사실 사방으로 휘어져

단순히 가슴을 펴고 똑바로 앉아라-라는 말로

바로 잡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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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증오하고도 가장 애틋하게 연민했다


나의 몸을 보고 괴물 같다-고 생각했으나

누군가 나의 몸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한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이 괴로웠으며


울상으로 나의 얼굴을 거울로 보며

예쁜 구석이 없다며 다 뜯어서 찢어버리고 싶다-고

내뱉는 게 일상이었으나

누군가 나를 볼 때는 예쁘게 생겼다고 봐주길 원했다


나의 몸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돌봐준 적은 없었으나

누군가 나의 몸을 보고

조언이나 걱정 어린 말 한마디씩 하는 것에

자신의 몸 아니라고 쉽게 표현한다며 크게 분노했다


내 마음도 ‘정상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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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발성-이라고 했다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 전염되는 병도 아니었고

가능성이 있는 건 아마 유전일 거랬다


원망할 대상이 뚜렷하지 않았음에

그나마 찾은 건 나 자신에 대한 비난과

부모에 대한 원망, 운명에 대한 비관적인 태도,

여러 아픔을 겪고 나서

결국 응집 돼버린 나의 우울증이었다


나의 우울은

내가 가장 위로받고 기대고 싶은 소중한 이들에게

더 많은 상처를 주고, 또 많은 상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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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한숨 쉬며 가슴 좀 피라고 한 마디씩 하는

부모님의 말이 특히나 듣기 괴롭고 고통스러웠고

잔뜩 인상 찌푸린 눈썹과 흘겨보는 눈빛이

더 많이 기억되고 또 마음속에 두고두고 남았다


봐, 가슴 피니까 많이 들어가잖아

하면 되는데 네가 안 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야


서러웠다

단순히 근육이 휜 게 아니라 뼈가 틀어져 있는데.

오랜 세월에 걸쳐 휘어진 모든 것들이

마치 나 때문에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

표현하는 말이 칼날이 되어 마음에 박혀왔다

나의 인생마저도 그렇다고 낙인찍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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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는 증오를 낳고,

어떤 증오는 결국엔 사람을 소멸시킬 힘을 지닌다

나의 우울은 특히 소중한 이들 앞에서

무너질 때마다 깊어져갔고

슬픔으로, 증오로, 분노로,

결국 나를 죽여갔다


내면, 외면, 인간관계, 가족관계

모두 대체로 비정상인 편이었던 나에게

스스로를 증오하는 건 특히 아무렇지 않았고

특히 내 마음을 곪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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