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의 나사못과 2개의 긴 고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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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 나는
내 몸에 대한 소중함을 알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단 한순간도 나를 위해 살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눈을 뜨고 일상이 시작되면 출근했고
몸이 멍들도록 막 일하고 나면
퇴근해서는 아픈 허리를 붙잡고
방바닥을 기어 다녔다
일하고 나면 쌓여있는 몸의 피로는
따뜻한 온도의 목욕만으로도 풀릴 수 있는 건데
그때를 놓치고 미적거렸다간
순간의 피로감이 몇 배로 무겁게
내 몸을 짓누르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집에 들어오고서 더 심해지는 허리통증에
나는 항상 벽을 짚고 간신히 걸어가
식탁아래 매트 아래서 잠드는 것이
그 시절의 내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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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수술을 하기 전쯤
우연히 수술영상을 그대로 녹화한
나이제한이 걸려있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기
굉장히 힘든 장면이 계속되었고
이는 내게로 하여금 수술에 대한 공포심을
더 키워주게 된 계기가 되어
내 몸과 무언가 모를 거리감을 느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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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가 본 영상과는 다르게
나는 ‘최소절개수술법’을 통해 수술을 했다
5cm가량의 절개를 두 군데 내어
척추 전반적인 고정술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영상 속에서는 등 전체를 갈라서
온통 피범벅일 뿐인데
그건 마치 가축의 등뼈를 손질하는 장면 같았다
다만 그만큼 그 작은 틈 사이로
척추를 다 손대야 했으니
살을 또 엄청 벌려놨다 생각하면
그게 참 그렇게 고통스러웠겠고 안쓰러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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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의 나사못과 2개의 긴 고정대,
나의 엑스레이 사진은 항상 그렇게 빛나고 있다
장기를 보호하느라 잔뜩 말려있던 내 갈비뼈는
자세히 보면 무언가 톱질된 것처럼 끊어졌거나
어떤 건 깔끔하게 재단되어 있다
뼈를 잘라내고
구멍을 뚫어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
병을 알게 되고 6년 만에 내가 받은 수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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